'사랑과 치유의 눈빛'

2007. 3. 30. 오전 9: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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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치유의 눈빛'

수련 수녀였을 때 한동안‘소년 분류심사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소년 분류심사원’이란 말, 들어본 적이 있으신지요.
감별소라고도 하는데, 말 그대로 소년원으로 보낼 것인가 아니면
다시 사회로, 집으로 보낼 것인가를 심사하는 곳입니다.
물론 이곳에 있는 동안, 소년의 생활태도에서 비춰지는 반성의 여부에 따라
다시 사회로 내보낼 경우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지 없는지,
부모님의 관심여부를 함께 보기도 하는 곳이지요.

그 아이들을 만난 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 마음에 또렷하게 새겨진 마음 아픈 한 장면이 있는데,
바로 포승줄에 묶인 채로 호송차량에서 내린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아, 저렇게 어린 아이들이 무슨 큰 죄를 저질렀다고…’

정해진 시간 외에는 함께 있을 수 없는 터라,
레크리에이션을 하는 동안 잠시나마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꼈던 것은,
그곳에 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한결같이 눈이 맑았다는 것,
그리고 아직 어린 아이들이라는 것, 즉 순수함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자신이 소년원으로 가게 될까봐,
부모로부터 영원히 버림받을까봐 내심 두려움에 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더욱 안타까웠던 것은 너무나도 쉽게 나쁜 아이들이라고 단정 지으며,
혀를 차며 보내는 이웃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었습니다.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객기로 저지른 일도 그렇지만,
우리들의 판단과 차가운 시선들이
아직 영글지 않은 그들의 삶 안에 아픈 생채기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잠시 초라한 모습으로 힘겹게 이리저리 깨어지며 걸어가고 있는 그들이지만,
앞으로 더 멀리 나가도록 잠시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시간이라고 믿고
자기 안에 숨겨져 있는 하느님의 은총이 빛을 발할 날이
반드시 오리라고 믿으며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무한한 능력과 사랑은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진 선물이니까요.

주님께서 수난의 길을 향해 스스로 걸어가십니다.
우리들이 저지른 한순간의 무지로 상처를 입으신 주님께서
오히려 그 상처를 준 이들을 죄를 낫게 하시려고 스스로 치유의 길을 오르십니다.
끊임없이 사랑과 치유의 눈빛으로 우리들의 십자가의 길을 독려하십니다.
이제 막바지입니다.
여러 가지 아픔과 시련을 겪고 있는 이들도 함께 기억하며
주님께서 오르시는 그 길을 함께 따르는 시간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행복지기 수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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