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화면의 분할과 피사체의 배치

2009. 2. 6. 오후 11:02:28

글자

우리가 쓰는 소형 카메라(35mm 혹은 그 이하)는 거의가 3:2 즉 가로 3, 세로 2의 비율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가로가 조금 더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지만 대개가 이 비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가진 적이 있습니까? 정사각형도 있고 4:2 정도의 직사각형도 있을 것인데 왜 하필
3:2 비율의 직사각형 구도로 만들었을까요?

최초의 3:2 비율의 카메라는 1920년대 초반, 독일의 라이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누가 맨 처음
이 구도를 만들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3:2 구도가 우리에게 너무나 편하고 익숙하다는
것이지요. 가로 3, 세로 2(또는 세로 3, 가로 2)의 비율로 나누는 것이 우리가 평면 상에 작품을 놓고
감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구도라는 것이죠. 이 3:2 비율이 황금분할의 기초입니다. 이것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부분입니다만,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를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다면 그냥 맹목적으로 3:2의 비율로 배치하는 것을
연습해 보세요. 3:2 배치라는 것은 화면의 중앙보다는 1/3이나 2/3 지점에 피사체를 배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3:2 구도를 자꾸 연습하다 보면 프레임 안에서 어떤 위치에 피사체를 놓아야 하는지, 또 어떻게 응용해야
하는지가 눈과 몸에 버릇으로 익혀지게 됩니다.


아래 작품은 유명한 몬드리안의 Red, Yellow and Blue라는 작품입니다. 이 평범한 사각형의 구성이 왜
예술적인 가치가 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바로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사각의 조합지만 가장 이상적인 배율로
사각형들을 분할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도를 사진에 응용한다면 어떨까요.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평범한 일출 사진, 풍경사진 하나라도 이 분할 구도에 맞게 수평선을 배치해 보세요. 정 가운데 수평선이 위치한
사진보다 훨씬 안정감 있고 보기에 편한 사진이 됩니다.

 

 

[삼분할 화면]

 

위와 같이 화면을 나누는 것을 황금분할 (golden section)이라고 합니다. 즉 평면 구성시 피사체를 배치하는 순서입니다.
같은 조건이라면 A, B, C, D의 순서대로 주(보조) 피사체가 배치되면 보기에 편한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또 각 점을 연결하는
선상에 피사체를 배치하는 것이 적절한 화면 분할을 위한 도움이 됩니다.


좀 더 들어가  피사체들을 화면에 배치하는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어디에 피사체를 놓는 것이가장 이상적
일까요? 주 피사체와 보조 피사체, 그리고 배경은 어떻게 배열하는 것이 좀 더 보기에 편한 사진이 될까요?

일단 먼저 3:2의 직사각형을 2+1로 3등분합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1을 다시 2+1로 나누고, 또 남아 있는 1을
다시 2+1로 나누는 일을 반복해 봅시다. 그리고 나서 왼쪽부터 나눠진 직사각형 중 작은 것들을 따라가 봅시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나오게 되겠죠?

이것이 황금분할의 제 2단계인 나선형 구도(spira mirabills)입니다. 사람의 눈이 가장 편하게 피사체를
인식하는 순서라고 합니다. 사진이나 그림을 감상할 때 사람의 눈과 뇌는 녹색의 선을 따라 사물을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평면상의 그림을 훑어볼 때 (at a glance) 녹색 선과 같은 나선형 방향으로 순서대로 화면을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좋은 그림이나 사진을 처음 볼 때 어떤 순서로 훑어 보는지 스스로 한 번 테스트 해 보세요.
실상 좋은 미술작품이나 사진은 이 나선형 황금분할 구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피사체가 배치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위의 두가지, 삼분할과 나선형 분할법은 인쇄광고의 레이아웃을 할 때도 많이 응용됩니다.

아래 사진을 한 번 보면서 화면의 분할과 나선형 구도에 따른 피사체의 배치가 어떻게 응용되는지 한 번 공부해 봅시다.

잘 찍은 사진이죠. 그러나 사진의 색감이나 디테일, 그런 것들보다 이 사진은 화면분할과 피사체의 위치가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어떤 비율로 화면을 분할했는지 볼까요?

어떻습니까? 우연히 맞은 것처럼 보여지나요? 화면에 보이는 하늘과 , 등이 아주 이상적인 비율로 화면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보이십니까?

이번엔 피사체가 어느 위치에 놓여져 있는지 보겠습니다

 

이것 역시 우연히 맞아 떨어졌다고 보기엔 너무나 칼 같죠. 선을 따라 물과 꽃, 그리고 석양이 마치 ‘여기가 원래
내 자리였다’ 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작가가 황금분할이나 나선형 구도를 먼저 생각한 후에 그 화면에 저런 풍경을 우겨 넣은 것일까요? 그렇진
않다고 봅니다. 이런 작품이 나오기까지 엄청난 분량의 습작이 있었겠죠. 실패도 많이 했을 것이구요. 뼈를 깎는
시간이 지난 후에 이런 composition을 뷰파인더 안에서 만드는 테크닉이 몸에 버릇처럼 굳어버린 것이라고
봅니다. 어떤 피사체를 발견했을 때 이렇게 화면 구성을 해야겠다는 감각이 이론이 아닌 ‘버릇’으로 몸에 배인
결과물인 것이겠죠.


위에 설명한 분할법이나 배치법은 무조건 저렇게 하라는 것이 아니라 ‘기본구도’입니다. 저 구도에서 벗어난다고
해서 큰일 나지 않습니다. 저 구도에서 얼마나 다양하게 응용하는가는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또 사진구도는
3:2 구도 한가지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구도가 가장 기본이고 모든 응용구도가 다 이 3:2 에서
시작됩니다.

사진은 이론이 아닙니다. 사진은 실전과 감각, 그리고 경험과 응용입니다. 그러나 기본기를 충실히 닦은
사람들은 실전에서도 응용에서도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빨리, 그리고 멀리 갈 수 있다고 봅니다. SLR Club
같은 곳에 보면 이러한 기본이 무시된 채 정말 ‘겉멋’만 든 사진들이 버젓히 맨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 조작법이 몸에 좀 익으면 스스로 초보 딱지를 떼었다고 생각하고
기본기를 다지는 일은 접어 두고 당장 눈에 보이는 트렌드만 따라가려고 하는 것이죠. 정작 기본적인 구도에
충실한 사진들을 찍는 방법을 차근차근 배워 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입맛, 남들 입맛에 맞는사진만 찍는 버릇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분들이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보기보다 어렵다고요? 그건 제가 쉬운 걸 어렵게 써 놓아서 그런 겁니다. 그렇지만 어디에나 왕도는 없습니다.
학교 가서 배우는 것보다, 사진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보다, 또 많이 찍어보는 것만큼 많이 보셔야 합니다.
그러나 아무 거나 보시는 것이 아니라 좋은 작품을 많이 보셔야 합니다. 여기 저기 부지런히 돌아다니시면서
[좋은 사진 하루 10개 보기]를 실천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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