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얻을 것이다. 두드려라 열릴 것이다.

2018. 10. 28. 오후 10:11:18

글자

페북 친구 박시환님이 보내준 글입니다. /

 두번째 본당을 맡자마자 평일미사 때도 성당 아래층만큼은 늘 꽉 차게 하겠다고 하느님께 기도했다

그 순간, '성가대석까지!'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방금까지도 우쭐대던 나는 순식간에 참담해졌다

주일조차도 2층은 허전한 상태라 도저히 불가능한데~ 괜히 말했다고 후회했지만 이미 그분의 뜻을 들은 뒤였다

젖먹던 힘까지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강론을 잘하고 싶어 하루에 책을 한 권씩 읽었다

교우들에게 주님의 용사가 되어 탱크처럼 기도하자고 했다

교우 수는 5천명인데 수녀님도, 보좌신부도 없어 새벽부터 밤까지 정말 쌍코피 터지도록 일했다

교우들은 성실한 신부가 왔다고 말했지만 '성가대석까지!' 라는 말을 듣지 않았으면 적당히 만족했을 나였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교우들의 수는 쉽게 늘지 않았다

점점 의욕을 잃어가던 어느 날

'네가 하려고 하지 마'

고해소 안에서 다시금 그 음성을 듣게 되었다

'아차' 싶었다

이 모든것은 하느님이 해주실 텐데

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만했을까?

순간 마음이 푹 놓였다

그날이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보통 열심한 자매님이나 새벽잠이 없는 할머니들이 오시는 새벽미사에 아빠와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엄마들은 그 이른 시간 성당에 와서 밥을 지었고 교우들은 아침을 먹고 직장으로 학교로 출발했다

아이들이 미사에 오면 도장을 찍어주었는데 줄을 좍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

'이게 웬 조화여~'

이 녀석들이 왜 나왔는지 나도 궁금했다

불조차 켜지 않았던 2층에 처음으로 두 명의 교우가 올라간 날을 기억한다

그리고 성가대석에도 앉을 자리가 없어, 서서 미사 드리는 광경을 제단에서 보게 되었다

이 말도 안되는 현실과 마주하면서 너무나 황홀했다

변화의 물결은 주일에도 이어져서 일찍 오지 않으면 성전에 자리가 없어 아래층 강당에서 TV를 보며 미사를 드려야 했다

나는 그렇게 열심히 해도 안됐던 일을 하느님은 석달이 채 안돼 해버리셨다

반짝이는 교우들로 가득찬 성가대석을 보면서 하느님의 의도를 직감적으로 삶을 알 수 있었다

하느님께서는 새파란 사제인 나와 친해지고 싶으셨던 것이다

나는 마귀의 달콤한 속삼임에 저항없이 무너지고만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 일이 있고부터 나는 내 영혼에 선명히 다가오는 그분의 음성을 듣게 되면 의심없이 따르게된다

결국 하느님은 모든것을 이뤄주시고 나는 기꺼이 그분께 마음을 빼앗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웅 다미아노신부.수원교구

미국 뉴욕올바니 한인천주교회주임

댓글 1

  • 2018년 10월 31일 오전 11:38

    우리 본당도 갈수록 신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모두 함께 고민을 해봐야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몇 년 전만해도 주일미사 참례 수가 1,000명을 상회하였던 같은데 요즘은 약 780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니 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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