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버클리 풍의 사랑 노래

2012. 1. 27. 오후 3:30:28

글자



 
 버클리 풍의 사랑 노래 - 황동규  


 내 그대에게 해주려는 것은 
 꽃꽂이도  
 벽에 그림 달기도 아니고 
 사랑 얘기 같은 건 더더욱 아니고 

 그대 모르는 새에 해치우는
 그냥 설거지일 뿐. 
 얼굴 붉은 사과 두 알 
 식탁에 얌전히 앉혀두고 
 간장병과 기름병을 치우고 
 수돗물을 시원스레 틀어놓고 
 마음보다 더 시원하게, 
 접시와 컵, 수저와 잔들을 
 프라이팬을  
 물비누로 하나씩 정갈히 씻는 것. 

 겨울 비 잠시 그친 틈을 타 
 바다 쪽을 향해 우윳빛 창 조금 열어놓고, 
 우리 모르는 새 
 언덕 새파래지고 
 우리 모르는 새 
 저 샛노란 유채꽃 
 땅의 가슴 간지르기 시작했음을 알아내는 것, 
 이국(異局) 햇빛 속에서 겁없이 



댓글 1

  • 2012년 2월 4일 오전 6:56

    정말 오랜만에 접하는 황동규님의 시네요. 상징보다 회화적인 시를 쓰시죠

│ 야 │영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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