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 2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루카 2,41-51

2011. 7. 2. 오전 7:3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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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일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제1독서 이사야 61,9-11

9 내 백성의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그들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11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시리라.


복음 루카 2,41-51

9 내 백성의 후손은 민족들 사이에, 그들의 자손은 겨레들 가운데에 널리 알려져, 그들을 보는 자들은 모두 그들이 주님께 복 받은 종족임을 알게 되리라.
10 나는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내 영혼은 나의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리니, 신랑이 관을 쓰듯 신부가 패물로 단장하듯, 그분께서 나에게 구원의 옷을 입히시고, 의로움의 겉옷을 둘러 주셨기 때문이다.
11 땅이 새순을 돋아나게 하고 정원이 싹을 솟아나게 하듯, 주 하느님께서는 모든 민족들 앞에 의로움과 찬미가 솟아나게 하시리라.



누군가에게 밥을 한 끼 사면, 다음번에는 그에게 반대로 얻어먹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다음번에도 내가 밥을 사야 한다면 어떨까요? 좋은 기분을 가질 수가 없지 않습니까? 기분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경우도 있습니다. 약속시간에 맞춰서 약속장소로 달려갑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대부분은 상대방이 나보다 더 먼저 오길 원합니다. 또 내가 먼저 약속장소에 나갔으면, 다음번에는 상대방이 나보다는 먼저 약속장소에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밥을 한 끼 살 때에도 또 약속장소에 먼저 나갈 때, 처음에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받는 것보다는 주는 것이 훨씬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돌려받고자 하는 마음이 들면 들수록 주는 것에 그리 행복해지지 않습니다. 대신 마음 한 구석에 작은 분노들이 조금씩 커져만 갑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를 우리 모두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무엇인가를 주려고 할 때에는 순수한 마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돌려받고자 해서도 안 되고, 보복을 해서도 안 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에 만족하고 있는 그대로 줄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주님의 마음이었고, 성모님의 마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예수님의 모든 일들을 마음속에 간직하신 성모님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 마음을 당신 마음속에 새겨서 철저하게 생활하셨던 성모님이셨지요. 이러한 이유로 교회는 어제 예수 성심 대축일에 이어 오늘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로 정해서 기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역시 예수님의 모든 일들을 당신 마음속에 간직하신 성모님의 마음을 우리들의 마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제 사제성화의 날을 맞이해서 인천교구 사제들이 모여 교육도 받고, 성시간과 미사를 함께 봉헌하면서 성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교육 중에 요셉의원으로 유명한 고 선우경식 선생님의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벗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선생님, 선생님께서는 예수님을 믿으며 예수님처럼 사시기 위해 노력하셨고 그래서 그 모습과 마음을 보며 코끝이 찡해지는 감동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은 얼마나 다른 이들의 코끝을 찡하게 느끼게 하는 감동을 주고 있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티 없이 맑은 마음보다는 나 중심적인 이기적이고 혼탁한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어제는 예수님 마음, 오늘은 성모님의 거룩한 마음을 묵상하면서, 우리들의 마음도 예수님처럼 그리고 성모님처럼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그때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처럼 주님 안에서 크게 기뻐하고 하느님 안에서 즐거워하게 될 것입니다.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소중히 했기 때문에 태산이 되었고, 장강은 한 방울의 이슬도 놓치지 않았기 때문에 장강이 되었다.(사마천)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언젠가는>

                                                    양승국 신부

    보육시설에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며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참으로 재미있었습니다. 내면에 상처가 많은 아이들이어서 사고도 많이 쳤지요. 아이들이 벌여놓은 사건사고 수습하느라 교무실로, 파출소로 자주 불려 다녔습니다. 나이에 맞지 않게 너무나 깊은 상처와 큰 고민거리들로 힘들어하는 녀석들과 다투기도 많이 했습니다. 

    제일 저를 괴롭히던 일은 아이들의 ‘가출’이었습니다. 봄바람만 불어오면 어김없이 가출은 시작되었습니다. 한번 ‘해방’의 기쁨을 맛본 아이들은 그 맛을 좀처럼 끊지 못했습니다.  

    한번은 ‘가출 왕’ 녀석이 혼자만 가출했으면 좋았을 텐데 어린 동생들까지 꼬셔서 줄줄이 데리고 나가서 일주일 넘게 숨바꼭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요리조리 도망 다니다가 결국은 ‘검거’했는데, 녀석 얼굴을 보자마자 얼마나 화가 치밀어 올랐는지 모릅니다. 저도 모르게 하지 말아야 할 험한 말이 제 입에서 튀어나왔습니다. 동시에 녀석의 뒤통수를 있는 힘을 다해 후려갈겼습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성모님도 비슷한 체험을 하셨습니다. 예루살렘 순례 길에서 소년 예수님이 사라졌습니다. 사흘 내내 소년 예수님을 찾아다녔던 성모님의 마음이 어땠겠습니까? 

    그러나 성모님은 저처럼 욕을 퍼붓지 않으셨습니다. 뒤통수를 갈기지도 않으셨습니다. 그저 이렇게 물으십니다. 

    “애야, 우리에게 왜 이렇게 하였느냐? 네 아버지와 내가 너를 애타게 찾았단다.” 

    그런 성모님의 말씀에 웬만하면 “죄송해요. 어머니. 앞으로 조심할게요.” 그랬으면 좋았을 텐데 소년 예수님의 대답은 더욱 가관입니다. 

    “왜 저를 찾으셨습니까? 저는 제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하는 줄을 모르셨습니까?” 

    그 순간 저 같았으면, 더 확 끌어올라 아마도 이렇게 호통을 쳤을 것입니다.

     “잘못 했으면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 것이지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야, 말대꾸가?” 

    그러나 성모님은 그냥 침묵하십니다. 비수처럼 다가온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 깊이 간직하십니다. 도대체 그 말씀의 진의(眞意)가 무엇인지 곰곰이 묵상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성모님에게 있어 예수님은 한 평생에 걸친 연구과 묵상과 관상의 대상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고, 키우고, 출가시킬 때 까지 예수님으로 인해 성모님께서 겪으셨던 이해하지 못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할 수많은 사건들 앞에 보이신 성모님의 태도는 오늘 우리에게 큰 귀감으로 다가옵니다. 일단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분노를 식힙니다. 의혹의 눈길도 거둡니다. 그저 침묵합니다. 곰곰이 하느님의 뜻을 찾아나갑니다. 지금 당장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하느님의 도움으로 모든 것을 이해할 때가 올 것임을 굳게 믿습니다.  

    우리도 이 한 세상 살아가다보면 이해하지 못할 일, 한두 가지 겪는 것이 아닙니다. 왜 하필 저 ‘사람’을 만났을까? 왜 저 사람은 꼭 저렇게 행동할까? 왜 하필 하느님께서 내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 때 마다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모범을 깊이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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