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2010. 10. 18. 오후 8:14:33

글자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 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 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서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봄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들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자갈 밭을 그 앞에 놓아 두고
끊임없이 피 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베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적시며 가는 길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 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 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도종환-
 

댓글 1

  • 2010년 10월 19일 오전 5:49

    고통이 따를지라도 사랑은 아름다운거 아닐까요?..살아숨쉬는 증거이기도 하고요~~~ㅋㅋ

│ 이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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