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06. 2. 1. 오전 12:39:47

글자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P/S: 엄마는 철인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든지 다 잘하고, 잘 참고, 자식이 원하는 걸 다 갖고 있고, 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든 일도 다 해내고, 아무리 속을 썩여도 끄떡없고, 손톱이 문드러지고 발뒤꿈치가 다 헤져도 마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도 우리와 똑같이 힘들고 배고프고 속상해한다는 걸 자식들은 늦게 깨닫는다. 엄마도 그래선 안 되는 약한 인간이라는 걸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닫는다. 엄마에게도 누군가 필요하다는 걸...

 


 

댓글 1

  • 2006년 2월 2일 오전 12:16

    울엄마에게 '엄~마'라고 부를 때면, 거기엔 형언하기 어려운 포근함과 따뜻함이 있습니다. 우리 아이에게서 '엄마'라고 불리울때도 미소가 지어지면서 아이의 청을 다 들어주고만 싶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엄마'하는 소리를 들을 때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엄마'라는 소리는 마냥 좋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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