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세 개를 보면 (1/3)

2005. 1. 3. 오전 9: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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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방송 오늘의 말씀

 

  주님 공현 후 월요일 (2005-01-03)
독서 : 1요한 3,22-4,6 복음 : 마태 4,12-17. 23-25

귤 세 개를 보면

그때에 요한이 잡혔다는 말을 들으시고 예수께서는 갈릴래아로 가셨다. 그러나 나자렛에 머물지 않으시고 즈불룬과 납달리 지방 호숫가에 있는 가파르나움으로 가서 사셨다. 이리하여 예언자 이사야를 시켜, “즈불룬과 납달리, 호수로 가는 길, 요르단강 건너편, 이방인의 갈릴래아. 어둠 속에 앉은 백성이 큰 빛을 보겠고 죽음의 그늘진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치리라”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 이때부터 예수께서는 전도를 시작하시며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온 갈릴래아를 두루 다니시며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며 백성 가운데서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주셨다. 예수의 소문이 온 시리아에 퍼지자 사람들은 갖가지 병에 걸려 신음하는 환자들과 마귀 들린 사람들과 간질병자들과 중풍병자들을 예수께 데려왔다. 예수께서는 그들도 모두 고쳐주셨다. 그러자 갈릴래아와 데카폴리스와 예루살렘과 유다와 요르단강 건너편에서 온 많은 무리가 예수를 따랐다.
(마태 4,12­-17.23-­25)
◆필립 프티라는 곡예사는 9·11 테러로 뉴욕 세계무역센터가 붕괴되기 전에 그 지붕과 지붕 사이를 밧줄 총으로 발사하여 그 위를 건너갔다고 한다. 그가 내려오자 경찰이 “왜 그런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귤 세 개를 보면 마술을 부리고 싶어진다. 그리고 난 탑 두 개를 보면 걸어보지 않고는 못 배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가끔 우리도 그렇게 대답할 때가 있다. 나는 누가 ‘왜 목사가 되었는가?’라고 물으면 딱히 대답할 말이 없다. ‘하느님과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기도하는 것을 좋아해서’, ‘다른 사람에게 거룩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에” 등으로 대답해 보지만 어느 것도 ‘이것 때문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그냥 “목사가 되지 않을 수 없었어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말 안에는 나와 나의 삶을 끌고 가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고백이 포함되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오늘 복음에서 마귀 들린 사람과 온갖 병자를 고쳐주고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왜 하느님이 굳이 힘든 전도여행을 떠나실까? 기적으로 모두 한꺼번에 하실 수도 있을 텐데’ 하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것은 마치 건물을 건너는 필립 프티의 모습을 보면서 돈과 명예를 생각했던 사람들처럼 그 당시 예수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혹시 돈과 명예 때문에, 권력과 선전 때문에 예수님이 전도여행을 떠나신다고 생각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에게 그것을 바랐다. 그리고 나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오늘 복음에서 그 힘든 전도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분의 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그리고 내 능력을 넘어서 내가 말할 수 없는 방법으로 나를 이끄시는 분이 계시다는 사실에 감사할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봉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라는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은호 목사(사랑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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