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낸 사건

2005. 1. 1. 오전 10:00:46

글자
제1독서 이사60,1-6
제2독서 에페3,2-3ㄱ.5-6
복음 마태2,1-12

초  점: 공현(公顯,Epiphania)이란 '표현', '드러내 보임'을 뜻한다. 동방박사의 방문, 주님 세례, 가나의 첫 기적 등은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그 정체를 드러내 보이는 사건들이다. 구원의 역사는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땅 끝까지 전하므로 그분을 알고 그분의 구원을 체험하도록 하는 공현의 역사이다.

1. 예수님의 정체를 드러낸 사건
오늘은 동방의 이방인 현자(박사)들이 예수를 메시아로 알아보고 그분을 경배하고 그분께 예물을 드린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그러기에 이방인인 우리에게도 의미가 큰 축일이다. 공현(公顯,Epiphania)란 '공적으로 들러남', '나타내 보임'을 뜻한다. 동방박사들의 방문, 요르단 강에서의 예수님 세례, '가나'에서의 첫 기적 등은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태어난 예수가 구약의 여러 예언자들이 오래 전부터 예언하였던 그 메시아이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온 세상에 드러내는 사건인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처음엔 야훼 하느님이 자기들만의 하느님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차츰 후대로 내려오면서 야훼 하느님이 자기들만의 하느님이 아니라, 모든 민족들의 하느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유배생활을 통해 이러한 자각은 더욱 분명해졌다. 오늘 제1독서의 제3 이사야는 유배 후에 올 구원과 해방을 이야기  한다. "모든 민족들이 너희의 빛을 보고 모여들며, 제왕들이 솟아오르는 너의 광채에 끌려오는구나 머리를 들고 사방을 둘러보아라. 모두 너에게 몰려오고 있지 않느냐?"(이사60,3) 이 말씀엔 벌써 보편주의(普遍主義) 사상이 깃들어 있다. 이스라엘이 모든 민족들의 빛이 될 것이며 이방인들이 야훼 하느님을 믿고 구원을 받게 될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도 바오로의 제2독서의 말씀은 더욱 분명하다. 이스라엘을 통해 모든 이방인들을 구원하는 것이 하느님의 심오한 계획이라고 말씀하신다. "그 심오한 계획이란 이방인들도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축복을 받고 한 몸의 지체가 되어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함께 받는 사람들이 된다는 것입니다."(에페3,6)

2. 구원의 역사는 바로 공현의 역사이다
오늘의 복음은 이방인 현자들이 예수를 알아보고 그분께 예물을 드리며 조배함으로써 예수님이 만민의 주님으로 드러나는 제1독서의 말씀이 실현되는 광경을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동방의 현자들은 '별을 보고 점을 치는' 그들 나름의 점성술이라는 지혜의 빛을 따라 예루살렘에까지 당도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하느님의 구원을 갈망하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열어 보이시며 만나도록 해 주신다. 우리 한민족도 이방인이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진리를 목말라 하던 중에 스스로 구원의 진리를 찾았고 하느님의 교회를 알게 되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복음서는 1000개가 훨씬 넘는 언어로 번역되었다 고한다. 2천여 년 전에 멀리 이스라엘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한 구원의 기쁜 소식은 "그 소리 온 땅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그리하여 예수를 그리스도라고 믿고 고백하는 신앙 공동체를 확장해 가고 있다. 오늘 동방의 현자들이 예수를 메시아 왕으로 조배하며 예물을 드림으로 예수님은 이방인들에게 처음으로 구세주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이렇게 구원의 역사는 바로 주님 공현이 계속되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3. 복음 전파로 공현의 완성해 참여해야 한다
세상의 복음화로 모든 이가 예수를 구세주로 받들게 하는 것, 그리하여 세상이 그리스도를 통해 안으로부터 새로워지도록 하는 것, 이것이 교회의 근본 사명이다. '복음전파' 이것이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唯一)한 이유이다.
나는 어떻게 하느님을 알게 되었으며 교회에 인도되었는가?
먼저 하느님을 만난 사람이 나를 그분께 인도해 주었던 것이다. 복음은 '먼저 깨달은 사람이 그것을 다시 전해주는 과정'을 통해 2천년 동안 전해져 우리에게까지 온 것이다. 모든 신자들은 이웃을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별빛이 되어야 한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5,16) 이웃을 하느님께 인도하는 가장 확실한 빛이 되는 길은 그리스도의 삶을 사는 것이다. 예수의 사랑을 살고 예수의 겸손과 희생을 사는 데 있다. 말하자면 '예수 살이'를 해야한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다. 십자가 따르는 일이다. 우리 주변의 뜻 있는 분들은 "교회와 성당은 수없이 많은데 예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개탄한다. 우리가 또 다른 예수, 작은 예수가 되지 못한 탓이다.
내가 하느님을 몰랐더라면 지금의 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를 주님께 인도해 준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그분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리고 나 자신도 이웃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선교를 통해 주님을 온 세상에 드러내며 공현을 완성하는데 앞장서도록 하자. / 마산교구 유영봉 신부

댓글 0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매일미사/묵상

목록 전체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