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 경제 개혁 당부

2013. 5. 29. 오후 6: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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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계 경제 개혁 당부

 
공동선 위한 국가의 시장 개입 촉구
시장의 무제한적 자율성 비판
돈 숭배 빠진 ‘경제 독재’ 우려
발행일 : 2013-05-26 [제2847호, 1면]

▲ 교황 프란치스코는 오늘날 가난한 이들이 더 고통스러운 세계 경제 위기를 우려하며, 정치와 금융계 지도자들에게 세계 정치 체제와 이념을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외신종합】교황 프란치스코는 오늘날 가난한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드는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을 잘못된 경제 이념, 극심한 빈부 격차, 돈의 숭배 등이라고 지적하고 정치와 금융계 지도자들을 향해 세계 경제 체제와 이념을 개혁할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16일 키르지스탄 등 4개국 외교관들의 신임장을 제정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경제와 금융은 인간 존엄성을 존중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며, 공동선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나아가 국가가 시장의 무제한적 자율성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19일 성령강림대축일 미사에서 문제는 경제나 문화의 위기가 아니라 “인간의 위기”라고 지적하고 “파괴되고 있는 것은 인간 자신”이라며, 투자 손실은 안타까워하면서, 굶주림으로 죽는 노숙자는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 세태를 비판했다.

이러한 발언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취임 후에 자유시장 경제, 세계적인 금융 위기와 관련해 내놓은 발언 중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이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도 교황의 이같은 입장이 “이미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당시부터 수없이 표명된 것”이지만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가장 강력하고 명백하게” 세계 경제와 금융 위기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표명한 것이라고 확인했다.

교황은 또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말을 인용, 세계 정치 및 금융 지도자들에게 “재화를 가난한 이들과 나누지 않으면, 그들에게 강도짓을 하는 것이고 생명을 빼앗는 것”임을 되새기라며, “모든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윤리적인 경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최근 세계적인 사회적·경제적 위기 상황의 주요 원인은 “돈과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우리 자신과 사회에 대한 돈의 지배를 용인했기 때문”이라며, 오늘날 인간은 “새로운 우상”을 창조하고 “돈의 숭배”에 빠져 “참된 인간적 목적을 상실한 경제의 독재”에 지배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특히 교황은 경제적 불평등과 소비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인간 자신들이 쓰여지고 버려지는 소비재처럼 취급받고 있다”며 “극소수의 사람들이 부를 독점하고 있는 동안 대다수 사람들의 수입은 무너져내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교황은 이러한 경제적 불평등이 “시장 기능의 무제한적 자율성과 투기 금융을 지지하는 경제 이념”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러한 경제 이념은 국가와 정부가 경제 문제에 개입할 권리를 부정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처럼 공동선을 위한 국가의 적절한 규제력이 상실되면 “보이지 않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적 ‘독재’가 일방적이고 치유 불가능할 정도로 자신의 법칙을 강요”하게 되고 윤리적 원칙과 연대의 정신은 “비생산적이고, 경제 및 금융의 논리에 반대되는 것”으로 치부된다고 우려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에도 경제 위기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고, 교황 즉위 후에도 서민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가난한 교회’를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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