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통신교리 2학년 과정중 [영성신학 (1)] 채점된 문제 답안에 있는 토머스 머튼의 침묵의 소중함 이라는 시와 아픈 마음을 적어 보냈던 [영원으로의 여정]과 답글을 보내주신 신학생의 글을 올려봅니다...
침묵의 소중함
침묵은 양선함입니다...
마음이 상했지만 답변하지 않을 때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을 때
내 명예에 대한 방어를 온전히 하느님께 맡길 때
바로 침묵은 양선함입니다.
침묵은 자비입니다...
형제들의 탓을 드러내지 않을 때
지난 과거를 들추지 않고 용서 할 때
판단치 않고 마음속 깊이 변호해 줄 때
바로 침묵은 자비입니다.
침묵은 겸손입니다...
불평없이 고통을 당할 때
인간의 위로를 찾지 않을 때
서두르지 않고 씨가 천천히 싹트는 것을 기다릴 때
바로 침묵은 인내입니다.
침묵은 신앙(믿음)입니다.
그분이 행하도록 침묵할 때
주님의 현존에 있기 위해 세상소리와 소음을 피할 때
그분이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기에
인간의 이해를 찾지 않을 때
바로 침묵은 신앙입니다.
침묵은 흠숭입니다...
"왜"하고 묻지 않고
십자가를 포옹 할 때
바로 침묵은 흠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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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으로의 여정] 에서는 나의 신앙 일기를 적었던 것 같다.
2002년 8월에 채점된 답안에서는 본당 활동을 하며, 알게 모르게 '함께하던 자매님들'로부터 받았던 상처들을 많이 기록한것 같다. 주부들이 내지 못하는 시간을 내가 채운다는 일념으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헉헉 거리며, 어떨때는 너무 힘들어서 울면서 미사를 참석했던적도 있었는데, 남들은 미사중에 불덩이를 보았냐고, 성령을 받았냐고, 아픈 육신에 마음까지 병들도록 눈치없는 형제님, 자매님의 말들이 비수로 느껴졌던 나날들이...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40대에 접어들고 보니, 그런사람들의 말들을 생각하는 시간보다 내 영성에 쏟아부을 지식의 책들을 읽는데 전념하고 싶다는 요즘은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영원으로의 여정]에서 내가 쓴 글을 가끔 읽어 보며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로 발전하기까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답안지를 교리신학원에 우편으로 보내고 나면 한달후 되돌아오는 답안지를 무척 기다린다.
점수도 궁금하지만, 문제의 답안을 채점한 신학생이 [이 영원으로의 여정]을 읽고 답장을 써 보내주기 때문이다.
오늘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 적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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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숙 아네스님께
조금씩 가을이 오는 것 같습니다. 한낮의 뜨거웠던 태양이 달군 땅의 열기가 가시기전에 수단을 입고 성당에 앉아 있노라면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리곤 합니다. 그래도 기도를 마치고 성당문을 나설때면 어느덧 어둠이 깔리고 어디선가 시원한 바람이 불어올때면 정말 그 어떤 에어컨 바람보다도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정말 참지 못할 것 같았던 더위도 어느덧 가을이라는 이름에 밀려나게 되는가 봅니다.
자매님께서 보내주신 글을 읽으면서 신앙의 성숙을 위한 길을 걷고 계신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아직 배움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결코 아니라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들을 일단은 인정하고 지내보자고 스스로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심각하고 고민스러웠던 문제들을 시간이 흐른뒤에 자신에게도 아직도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문제인지 떠올려 보는 것입니다.
저는 답답하고 알 수 없는 길을 걸어나가는 힘을 주시는 분이 하느님이라고 생각됩니다.
힘들어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 나지막한 목소리로 힘을 주시는 분이 항상 곁에 계시다는거 잊지 마시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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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과 가까운 그 분들에게 참으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게 잘 못 했어, 너는 이것이 문제다 '라는 충고로 상처를 주지 않으며, 조용히 묵상하며 때를 기다리게 하는 그분들의 정성어린 답글들, 그분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날씨도 더운데~~
나역시도 아랫 사람에게, 연장자가 나에게 한 것처럼 똑 같이 하지는 않았나 반성도 해 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혹 그렇게 느낀 분들이 계시다면, 사과의 글 올립니다.
모두들 편안한 밤 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