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규범: 네 가지 고찰(考察)
51. 여러분은 올바른 방법으로 고통을 받는 데에 도움이 되는
다음 네 가지 조건을 항상 묵상하는 데 익숙해지도록 하십시오.
(1) 하느님을 우러러보면서 고통을 참아 받음
우선 여러분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내려다보고
계신다는 것을 생각하십시오.
그분은 마치 위대한 왕이 높은 탑 위에서 교전(交戰) 중에 있는
자기 부하들을 흡족하게 바라보면서
그들의 용기를 칭찬하는 것처럼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과연 세상의 무엇을 관찰하십니까?
옥좌에 앉아 있는 왕과 황제들입니까?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자주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혹시 군대의 승리나 값비싼 보석처럼
인간들의 눈에 귀중하게 보이는 것을 바라보고 계시지는 않을까요?
아닙니다. 인간의 눈에 위대하게 보이는 것은
하느님께는 가증스럽게 보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께서 당신 뜻에 의합하고
기쁘게 바라보시는 것이 무엇이며,
그분이 천사들과 심지어 마귀들에게까지 물어 보시며,
마음에 들어 하시는 그 사람은 과연 누구입니까?
그는 하느님을 위해 운명과 세상,
그리고 지옥에 대항하고 자신을 거슬러 싸우는 사람이며,
자신의 십자가를 즐거이 지는 사람입니다.
“너는 세상에서, 천상 전체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위대한 기적을 본 일이 있는가?”,
“너는 나를 위해 고통받는 내 종 욥을 눈여겨 보았느냐?“(욥기 2,3 참조)
하고 하느님께서는 사탄에게 질문하셨습니다.
(2) 하느님은 우리의 고통을 막지 않습니다
52. 둘째, 크고 작은 것을 막론하고 우리에게 부딪히는
모든 자연적인 어려움은 전능하신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여러분은 생각해야 합니다.
수백만 대군을 멸하시는 바로 그 손이 나뭇잎과
여러분의 머리카락을 떨어지게 하시는 손,
욥에게는 심하게 내리치셨는데 여러분에게는 가볍고
작은 어려움을 보내시며 부드럽게 치십니다.
바로 그 손으로 하느님께서는 낮과 밤, 빛과 어둠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죄악을 원하지 않으셨지만
그 죄의 소행을 내버려 두시기 때문에
여러분을 거슬러서 범하는 죄를 막지 않으셨습니다.
시므이가 한 때 다윗 왕에게 한 것처럼
누가 여러분을 욕하고 돌로 치거든 여러분은 자신에게 말하십시오.
“우리는 보복하지 말고, 하느님께서 그에게 명하였으니
그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자. 모든 불의는 나에 의한 것이니
하느님께서 나를 정당하게 벌하시는 것을 알고 있다.
두 손으로 그를 치지 말고 가만히 있어라.
내 혀는 아무말도 말고 조용히 하라!
누구든지 나를 모욕하고 불의를 가하는 사람들은
자비하신 하느님께서 나에게 보내신 사자(使者)다.
그들은 나를 벌하기 위해서 오지만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비심을 업신여기지도 말고,
그의 사랑에서 우러나온 채찍질에 저항해서도 안 된다.”
하느님께서는 영원한 판결을 내릴 지엄한 재판장을 위해
징벌을 쌓아 두실지도 모릅니다.
53.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어떻게 한 손으로는 여러분을 치시는 동안
다른 한 손으로는 여러분을 부축해 주시는지 쳐다보십시오.
그분은 낮추셨다가 다시 끌어 올리시며,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때로는 인자하게 때로는 엄하게
여러분을 돌보아주시지 않습니까!
인자하게 대하심은 하느님께서 여러분이 힘에 겨운 유혹이나
고통을 당하게 허락하시지 않기 때문이며,
엄하게 대하심은 유혹과 고통의 정도에 따라
또는 계속되는 기간에 따라 적합하게 강력한 은총으로
힘껏 도와 주시기 대문이며, 하느님께서 성령을 통하여
성교회에 알려 준 바와 같이 그분 자신이
지옥의 주변을 방황하는 여러분들을 위한 보루가 되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길을 잃을 때 그분은 이끌어 주시고,
화상을 입으면 시원함과 진통의 약이 되어 주십니다.
여러분이 비에 젖으면 덮어 보호해 주시고,
추위에 떨면 따뜻하게 녹여 주시고,
피로에 지쳐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덮어서 옮겨 주시고
괴롭힘을 당할 때는 도와 주십니다.
또한 험난한 길에서는 지팡이가 되어 주시고,
태풍 속에 파선과 죽음의 위험에서는 구원의 항구가 되어 주십니다.
(3) 십자가상의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당하십시오.
54. 셋째로 여러분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상처와
아픔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향하여 말씀하십니다.
“내가 걸어갔던 십자가의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너희들은 모두 나를 바라보라.
혹시 너의들의 가난과 헐벗음, 굴욕과 고통, 버림받음이
내가 받은 그것과 비교될 수가 있는지.
너희들의 눈으로 분명히 나를 새겨보아라.
죄 없는 나를 보아라. 그리고 죄 많은 너희들 자신을 탄식하라.”
성령께서는 사도들의 입을 빌려 우리의 눈을
십자가상의 예수 그리스도께로 향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적들에 대하여 가장 예리하고 무서운 무기,
즉 십자가상의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생각으로
자신을 무장해야 합니다.
만일 가난과 모략, 고통과 유혹 그리고 여러 가지 십자가들이
여러분을 몰아치면 여러분은 방패와 창, 투구와 쌍날칼로,
즉 십자가에 못박히신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무장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어려움을 해소하고 어떤 적에게나 승리를 거둘 것입니다.
(4) 천국에서의 화관
55. 넷째, 만일 여러분이 자신의 십자가를 잘 지고 간다면
천국에서 여러분을 기다리는 찬란히 빛나는
아름다운 화관에로 시선을 두십시오.
이 상급은 성조들과 예언자들을 그들의 신앙과 모든 박해 가운데서
똑바로 이끌어 주었으며, 사도들과 순교자들이
어렵고 괴로워할 때 용기를 주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잠시 동안 죄악 속에서 기쁨을 맛보느니보다는
기꺼이 하느님과 더불어 영원히 행복하기 위해
하느님의 백성과 함께 고통받기를 원한다”고
모세와 같은 성조들은 말했습니다.
“우리는 상 받을 희망 속에서 크나큰 어려움을 참아 받고 있다”하고
예언자들은 다윗의 표현을 빌려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오로 사도를 포함한 사도들과 순교자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사도들을 사형 선고를 받은 사람들처럼 여기시고
그들 중에서도 맨 끝자리에 내세워 세상과 천사들과
뭇 사람의 구경거리가 되게 하신 것 같습니다”(1고린 4,9).
56. 천사가 우리를 부르는 하늘로 시선을 돌리십시오.
“너희들에게 지워진 십자가를 잘 메고 가려면
너희들에게 주어질 화관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라.
너희들이 만일 그 화관을 쓰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그것을 쓸 것이며,
결국 너희들은 그 화관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용감하게 싸우고 꾸준하게 고통을 참아라”하고
모든 성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그러면 너희는 영원한 왕국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고통을 꾸준하게 참고 그 인내로써 승리하는 자에게 내 상급을 주겠노라.”
57. 그러면 이제 우리는 지옥을 한 번 내려다봅시다.
만일 우리가 지옥에 있는 자들처럼, 반항과 교만
그리고 앙갚음의 정신으로 고통을 받으면
우리는 마땅히 지옥으로 가게 될 것이며,
좌도와 저주받은 자들이 그곳에서 우리를 기다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우구스티노 성인처럼 외칩시다.
“오 주님! 세상에서는 제 죄에 대한 벌로써 저를 태우시고
저에게 상처를 주시고 저를 못박으소서.
그러나 영원한 저 세상에서는 저를 보호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