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oral <Wachet Auf, Ruft uns Die Stimme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 BWV 645
- J.S.Bach
오르간 버젼
합창 버젼
가톨릭 교회의 오르간에 대한 애정은 각별합니다.
오리게네스의 설명대로 여러 개의 음색(stop - 오르간앞에 있는 빼고 집어넣으며 악기 소리를 구성하는 기구)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여러 부품들이 모여서 조화와 화음을 표현하는 오르간은 신비롭기까지 합니다.
텅빈 성당에서 홀로 오르간을 연주하고 있는 곳에 몰래 들어가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신비로운 체험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중세 가톨릭 교회의 최대 신학자로 꼽히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오르간을 <혼을 천상으로 이끄는 아름다운 악기>라고 찬양하였으며,
밀라노 시노드에서 오르간을 가톨릭 교회의 유일한 전례악기 로 인정하였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가 교회전례음악에서 그레고리오 성가와 무반주 다성음악을 최고로 삼았던 로마악파의 전통을 받아들였지만, 그래도 오르간은 교회 전통악기로 지정하였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도 전례헌장에서 그 정신을 계승, 확인하고 있습니다.
라틴 교회에서 파이프 오르간은 전통적인 악기로서 크게 존중되어야 한다. 그 음향은 교회 의식에 놀라운 광채를 더하고, 정신을 하느님 및 천상에로 힘차게 들어올릴 수 있다.(전례헌장 120)
악기의 허용과 사용 문제는 각 민족의 특성과 전통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판단과 사용에 의하여 세속음악에 적합한 종류의 악기들은 전례의식과 신심행사에서 멀리하며 제외해야 한다.
또한 경신례에 허용되는 악기 사용은 거룩한 의식에 상응하고 경신례의 품위와 장식에 어울리며 신자들의 성화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성음악 훈령 63조)
여기서 말하는 오르간은 몰론 바람을 불어넣어 리드를 울려서 소리를 내는 오르간(풍금이나 파이프 오르간 같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연주자가 발로 굴러서 바람을 넣든, 아니면 파이프 오르간 같은 대형 오르간의 경우는 오르간의 뒷편에서 힘이 센(?) 사람들이 풍무를 발로 밟아주어 바람을 넣어 앞에 있는 연주자가 연주를 할 수 있게 하지요.
요즘은 다른 방식으로 하겠지만요
하지만 우리가 쓰는 전자식 오르간은 다릅니다. 전자적인 장치로 만들어내는 변형된 소리이지요.
우리 성당에는 오르간이 4개 있었습니다. 본당에 2개, 교육관에 1개 의 전자식 오르간과, 유일한 정통 오르간 1개가 성당 2층에 있었지요.
십수년전 제가 교동성가대에 처음 올라왔을 떄에도 있었던 그 구식(?) 오르간은 우리 본당의 귀중한 유물이며 값진 보물입니다.
유일하게 전자음을 사용하지 않는 순수한 자연의 소리(교회 정신에 합당한)를 내는 악기이며, 이젠 어디에서도 구하기 힘든 귀한 악기입니다.
반주자가 둘이었던 몇년전에는 양쪽에서 파트연습을 하면서 사용하기도 하고, 예전에 태풍으로 정전이 되었던 주일에는 그 오르간을 이용해 주일미사 반주를 하기도 하였지요.
물론 사용의 불편함때문에 이젠 먼지가 끼고 스탑이 내려앉아 사람의 손길이 좀처럼 닿지 않았었지만, 언젠간 공간이 마련되어지는 때엔 정리하여 그 빛을 볼 가치를 지니고 있는 소중한 전례용 악기이지요.
그런데..
어느날 그 오르간을 우리 성당에서 필요없는 쓰레기로 치부한 분들에 의해 비오는 날 밖에 버려졌습니다.
(버려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안타까웠지만 비오는 날 쓰레기 옆에 방치시켰다는 말을 들으며 마치 내 가족이 그렇게 버려진 것처럼 가슴이 찢어지듯 아팠습니다.)
그 분들이 왜 그런 결정을 그렇게 쉽게(지휘자나 반주자, 또는 성가단장에게는 한마디 연락도 없이) 내렸는가 하는 것이 정말 안타까움으로 남습니다.
다행히 그것을 본 따뜻한 사람이 집으로 잘 모셔간 것은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십여년전 쯤, 왜관의 분도 수도원에 갔을 때 고풍스런 수도원 경당에서 그런 풍금을 연주하며 세분의 수사님들이 둘러서서 노래하시던 장면과 그 오르간 소리가 아프게 오래도록 제 가슴을 때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