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 왔어요 ^^

2007. 5. 1. 오후 11:04:46

글자

성모회 여러분 모두 안녕하셨지요? ^^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간 미라씨도 세례를 받으시고,

여러 변화가 있었네요.

 

저도 여전히 성당에 열심히 나가고 있어요. 왜, 구역이 있으면 그밑에 반으로 또 나뉘잖아요? 저희 성당의

경우 반을 더 쪼개라고 하셔서, 아파트 한동이 한 반이 됬는데요, 올초에 그러면서 제가 덜커덕 반장이 됬었어요. ㅡ.ㅡ; 근데 저희 동에 신자분들 여섯 집이 모두 냉담중이시라, 반원이 없는 반장이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반장이 됬지요 ㅋㅋ

(반장임명장도 성당에서 박수 짝짝 치시면서 주시는데, 이거를 받아야되나 말아야되나, 왠지 사기치는것

같은..)

 

그리하여 전 앞동에 끼어서 무늬만 반장인 상태로 지금까지 지냈는데요, 그래도 판공성사표 배포라던지,

소소한 일들은 하는데, 참 민망하더라구요. 뭐랄까요, 제가 가면 아주 부담스러워하시거든요. 저도 사실

가끔 느무~ 적극적인 여타 종교분들처럼 그분들을 붙잡고 '같이 천당갑시다~'할것도 아니고, 최대한

자연스럽게 성당심부름을 하려고 했는데, 그분들은 왠지 매번 미안해하시구요.

 

그러기를 5개월째, 저희 동에 두 분이나 성당에 다시 나오신답니다. ^^ 사실 제가 다른 식구들 보다 저희집

식구들부터 챙겨야하는데, 뭐 아뭏든 기쁘네요! ( 저희 남편도 냉담중이고, 아이들은 몇번 어린이미사

에 나가더니 재미없다고 둘이 연합으로 생떼를 부려서 잠시 안다니고 있어요 ㅜ.ㅜ 똑같이 생긴 이 세명의

김씨들.. 고집 진짜 쎄네요. -..- 순한 양들도 많더던데, 울타리 탈출해서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는

양들임다. 흑~)

 

제가 첨에는 제 또래도 별로없고, 다 연세있으신 분들이라서 캡부담에 어려웠는데요, 얼마전에 남편이랑

대판 싸우고 며칠간 말을 안한적이 있었어요. (저 이대목에서 잠깐, 수산나 자매님~  호수가에서 맥주사주

신다는 약속..너무 그리웠어요~)

 

반모임을 하면서 제 맘이 무거워서 그랬는지, 제 차례가 됬는데 생뚱맞게 갑자기 눈물 파악! 나오고... 자세하게

말하기도 창피하니 기냥 부부싸움했다고만 했지요. 근데, 그 자리에 계시던 분들께서 다 돌아가시면서

인생의 경험같은거 조언을 해주시는데, 진짜 따스했었습니다.

(결혼 10년차나 되서, 부부쌈했다고 친정에 말하기도 우습고, 그렇다고 연세많으신 시부모님 맘 불편하게 해드릴 수도 없고..끙끙 혼자 오만생각을 하면서 며칠을 고민했는데요. 제가 오죽하면 저희 성당에 일요일에만 출장오시는 수녀님을 덥썩 붙잡고 면담요청을 해볼까..하는 생각까지 했다니까요)

 

저희 반분들께서 '마리안나, 우리들 말 들어... 우리들도 다 겪었던거니까 이야기하는데, 우리나이 되니까,

인생에 남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네. 오늘 남편하고 화해해...안살꺼 아니면 화해 얼른해' 하시면서 가셨는데,  뭐 눈독듯이 미움이 사라진거 아니지만, 뾰족하게 날을 세우고 있던 맘이 누그러지면서 제가 수화기를

들고 심호흡한번 하고 다이얼을 돌렸지요.

 

전화 끊고, 벽에 걸려있는 십자가의 예수님을 보면서 감사한 맘도 들고, 부담스럽기만 하던 연장자분들의

진면목을 이제서야 느낀것같고..편안한 맘이었어요.

 

또 감동받았던 이야기가있는데요, 성당청소를 돌아가면서 하는데, 전 아무생각없이 갔었습니다.

헉...저랑 다른분이랑 자연스럽게 화.장.실 청소가 배정된거에요. 저 생긴거하고 다르게 비위가

약해서 애키울때도 더러워진 바지를 못빨아서 남편몰래 무수히 많은 애들 바지를 버렸던 전력이있는지라,

현기증이 났더군요. @..@

 

저 '여자 화장실만 하면 되는거죠?'

그분 '어? 아니 남자화장실도 해야되는데.'

 

흑흑 정말 상태가 심각한 상태더군요. 엉엉  남자화장실에 배탈났던 인간들 왜이렇게 많았던 거에요.. ㅜ.ㅜ

밉상같이 왝왝거리면서 곤혹스러워하니까, 그 분께서 '마리안나, 신발도 어차피 젖고 하니까  세제만 바닥에

 뿌리고 나가있어' 하시면서 아무리 고무장갑을 꼈다지만...일일이 다 청소를 하시더군요.

 

뻘쭘하게 서있기도 죄송하고, 그렇다고 들어가서 변기 닦는건 죽어도 못하겠고... 대신 물뿌리는건

도와드렸지요. 근데 오히려 그분께서 나중에 저 신발젖었다고 안쓰러워하시는데...이 감동의 물결~~

나중에 여쭤봤지요. ' 저기.. 원래부터 그렇게 화장실청소 잘하셨어요?' (가만이나 있지, 이 얄미운질문)

그분 씩 웃으시면서 ' 어, 나도 첨에는 못했는데, 인제는 익숙해졌나봐'

 

집에와서 온갖 호들갑을 떨면서 남편한테 이야기도 해주고, 그날 밤 자면서 다시생각해봐도, 고개가

설레설레 흔들어지면서, 갑자기 온 세상의 청소아줌마들이 다 존경스러워지고...

 

제가 나중에 신심이 더 깊어져서 그분처럼 아무렇치 않게 화장실 청소를 하게되면 꼭 와서 말씀드릴께요.ㅋㅋ

 

참 제가 미사보를 초등학교때 쓰곤 안써보다가 요새 다시 쓰거든요? 그간 왜 여자만 써야하나하는 ㅎㅎ

욱!스러움으로 거부했었는데요, 한국성당에서는 많이들 쓰시길래, 하나 샀지요. ^^

 

뭐랄까요, 맘이 왠지 차분해집니다. ㅎㅎ 가끔 눈물 콧물 나올때도 덜 들킬수 있구요 ^^

무게도 가벼우니까, 혹시 필요하시면 쪽지 주세요 ^^ (근데 다 안쓰시는 분위기인데, 혼자 쓰고

있는것도 히히...좀 그렇네요 )

 

끝으로 아줌마들의 수다를 잠시 옮겨본다면요,

 

'신부님들마다 다 분위기가 다르시고, 중요시하는게 다르신가봐, 지금 신부님께서는 성당도 작은데

성가대가 더 커지는것 보다는 지금 상태가 딱 좋다고 하신데요'

다른 분 ' 그러게요. 전에 전에 신부님께서는 본인께서 워낙 노래를 잘하시니, 성가대보고 맨날 연습 더하라고

하시고, 성에도 안차하시고 ㅋㅋ, 많이 키워주시던데요'

또 다른분 ' 아 맞어요. 그 신분님께서는 워낙 노랠 잘하시니, 왜 '화음을 따로 넣어서' 부르셨잖아요?' ^^

이런말 써도 되나요? 귀여우신 신부님들도 간혹 있으신것 같습니다. 히히

 

 

 

 

 

 

 

 

 

 

 

 

 

 

 

 

 

 

 

 

 

 

 

 

 

 

댓글 4

  • 2007년 5월 2일 오전 5:59

    늘 좋은 글 고마와요. 지금 저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글인 것 같아요. 쪽지 보냈어요.

  • 2007년 5월 2일 오전 6:56

    여전이 씩씩하게 잘 지내시는것 같아 보기가 참좋아요.

  • 2007년 5월 3일 오후 5:11

    찬호어머님,수원왕갈비예약하고 기둘립니다. ㅋㅋ 전성모회장님 ~가끔 원피스넘 이쁘게 입으셨던거 기억이 나요 ^^

  • 2007년 5월 27일 오후 1:19

    대단히 맛깔스런 글재주를 가진 자매님이시네요. 덕분에 저도 많이 웃고 있습니다. 언제 한국에서 함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