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에도 짧은 시간

2007. 3. 14. 오후 10:31:00

글자
지난 2월말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혹이 있다면서 위험할 수도 있으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서 갑자기 허리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수술을 위해 입원도 하고.


  수술이 끝나고 나서는 떼어낸 혹을 가지고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고 했어요. 의사가 괜찮을 것 같다고는 했는데 좀 겁이 나더군요. 요즘 하도 여기저기서 암이야기가 많아서...


  어제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염증으로 생긴 혹이었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병원을 나오자마자 전화가 왔어요. 졸업생이 암으로 죽었다는...


  이제 겨우 서른 세살이랍니다 !   무척 예쁘고, 올바르고, 지혜로운 학생이었는데... 지금도 첫만남 때 그 학생의 능청스런 유머에 깔깔 웃던 생각이 생생한데...


  갑자기 든 생각.  나는 앞으로 얼마나 살까?

 

사랑하며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 아닌가?  (아마도 요즘 내가 예전에 나를 괴롭혔던 미운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되어서 이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시간과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남은 시간에 감사드리며, 누구를 미워하고 불평하는 일은 삼가하며 최대한 행복하게 살자고 굳은(?) 결심을 했답니다.


  저녁에 그 졸업생의 장례식장에 갔어요. 착하고 가냘퍼 보이는 남편이 있더군요. 눈물이 나서 차마 쳐다보지도 못했답니다. 몇년동안 사귀다가 작년에 죽는 줄 알면서도 결혼했다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다시 그 졸업생의 예쁜 모습과 마음이 떠오르더군요.


 착하게 살다간 아이였으니 이제는 그동안의 지독한 아픔을 끝내고 하느님 품에서 푹 쉬기를 함께 기도드려주실래요?

 

그리고 데레사 & 자매님들.  큰 데레사 언니가 말씀하신 대로 자리를 마련하셨네요.  아! 가고 싶어라(ㅠㅠㅠ).

 

사랑하기에도 짧은 시간인 것 같아요. 많이들 모여서 재미있는 이야기랑 사랑 듬뿍 나누세요. 

 

p.s. 선화 데레사 동생아.  윤상이 데리고 집 정리하기가 쉽지 않을거야.  자매님들께 씩씩하게 도움 청하고, 몸조심하면서 돌아오렴.   이번에 경험했는데 몸이 down되니까 정신도 down되더라.  한국오면 꼭 연락해.

 

댓글 12

  • 2007년 3월 14일 오후 11:51

    자매님, 혹이 별거 아니라서 다행입니다. 여기저기 아프시다고 해서 걱정했었어요. 자매님 특유의 밝으신 심성으로 다시 건강해지시길 기도할께요.

  • 2007년 3월 15일 오전 5:49

    사랑하기에도 짧은 시간! 공감입니다. 요즘 미워하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서 심지어 없는 것 같습니다. 옛날엔 윤상이 땜에 의사중심으로 세상을 무지하게 미워했어요.. 언니 건강하시길

  • 2007년 3월 15일 오전 5:50

    기도할께요..

  • 2007년 3월 15일 오후 5:41

    부활절까지 윤상이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한국 와서 정리 좀 되시면 연락 주세요. 그리고 오 데레사 자매님의 장수를 기원합니다. 오래 사셔서 주변을 환하게 하는 할머니가 되세요~

  • 2007년 3월 15일 오후 10:09

    형제님 글 올리실 때마다 성당에서 저분이 윤상이 대부님이라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기도해주신다니 이아침이 밝아지고.. 감사드립니다..

  • 2007년 3월 16일 오전 2:21

    참 알 수 없는 세상이에요, 착한 사람이 왜 젊은 나이에 그렇게 가야만 하는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따뜻한 애기 나눠주셔서 감사 드려요, 건강하세요!

  • 2007년 3월 16일 오전 11:50

    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저도 좀 정비를 받아야겠습니다. 쾌유를 빕니다.

  • 2007년 3월 18일 오전 8:20

    저도 이 이야기 듣고 충격받았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바쁜 일들로 자신의 영혼을 담고 있는 귀중한 그릇인 육체를 소홀히하기 쉬운것 같아요.

  • 2007년 3월 18일 오후 3:09

    어제 간만에 양재천을 걸었는데 개나리와 함께 서울의 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더군요. 저도 다시 운동시작하면서 몸과 정신이 함께 좋아지고 있구요.

  • 2007년 3월 18일 오후 3:11

    염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서울의 봄을 함께 보내드리니, 새봄에 새기운으로 화이팅하시기를 !

  • 2007년 3월 21일 오후 3:59

    요즘 전 거꾸로 생각하기 중이랍니다. 혹 미운 사람이 있으면, 그도 날 싫어하겠군..

  • 2007년 3월 21일 오후 4:00

    하는 생각이 겁나 정신차리고, 사랑해야지... 그도 날 사랑하게... 하는 중인데, 어렵지만, 맘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