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서설
바람 등지고 서있는 눈절벽을 본 적이 있는가 그대는..
아득 아득 했던 강 저편이 확 당겨져와
근심 처럼 버티고 선다.
무너져 내리는 허공에 한사코 매달려 있는
눈꽃들의 난분분
도적처럼, 폭도처럼 허드슨강을 들끓게 한다.
사랑아 미안하다.
스스로 생멸 하는 행성 저 혼자 말라가는 갈숲도
버려 두었던 오랜 흔적을 뒤적이며
눈길가 닿지 않는 먼 곳 부터 더듬어 오고 있는데...
어디에서 한번쯤은 마주할 수 있을까
그 길목에서 쯤 마주치는 눈꽃보라는 잊어야만
더 아름다워 지는 또 하나의 별리
하얗게 머리속도 비워내는 혼절 같은것
내가 세상 아래에서 살아야 되는 이유 같은 것이다.
눈 쌓인 능선위 눈폭풍 가득 안고 있는 불 붙은
노을을 본적이 있는가 그대는...
막막했던 시선을 세차게 잡아 당기는 철새들의
북북서진
붉은 피 묻힌 화살처럼 시위를 떠났다.
화염위로 칙칙 소리 내며 낙화하는 눈꽃
도로위로, 강물위로 벌겋게 물들인다.
사랑아 식어다오.
수 만번 손사래에 뚝뚝 목 부러지는 동백과
혼자 말로 소통하는 가등들도 마음길 통하지 않는
먼 곳부터 불밣히고 올 것 같은데....
우리는 이렇게 만나고 나서야 냉정해 질 수 있듯이
연착한 사연이 더 흥미로운 것.
눈꽃. 불타는 노을을 배경으로 앉히고
화염속에서 더 진지해 지는가보다.
내가 지금 세상 한켠에 갇혀 당신을 그리워할 수
이유 같은 것이다.
2010년 2월
허드슨강변에서
창해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