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봉헌할 예물(0227 사순 제1주간 금요일)

2015. 2. 27. 오전 8: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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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02. 27 사순 제1주간 금요일

(평화방송 라디오 오늘의 강론)


마태오 5,20-26 (화해하여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하느님께 봉헌할 예물>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새로운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셨습니까? 거룩한 사순시기를 지내고 있는 그리스도인답게 예수님을 본받아 나눔과 섬김으로 오늘 하루를 아름답게 가꾸어 가시기를 바랍니다.


벗님들의 신앙생활에서 중심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 모두가 중요하지만, 우리가 그리스도인임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은 성찬례, 곧 미사입니다. 미사, 특히 주일미사는 우리 삶의 중심이요, 우리가 살아가는 힘의 원천입니다. 미사는 하느님과 함께 하는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고 흥겨운 잔치입니다.


그렇다면 벗님들께서는 과연 어떠한 몸과 마음의 자세로 미사에 참례하십니까? 진정 하느님과 하나 되는 기쁨에 넘쳐 미사를 드리십니까? 아니면 단지 의무감에서 미사에 참석하십니까? 벗님들께 미사는 말씀과 성체를 받아먹음으로써 충만한 생명으로 거듭 나는 잔치의 자리입니까? 아니면 벗님들을 한 사람의 관객으로 만드는 그저 거룩한 연극 같은 것입니까?


주일미사를 한 시간 남짓 진행되는 형식적인 종교 행사쯤으로 여긴다면, 미사가 삶의 중심도, 살아가는 힘의 원천도 될 수 없습니다. 미사가 온전히 하느님과 일치하고 화해하는 자리요, 우리 삶의 힘이 될 수 있기 위해서는 미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한 시간의 주일미사를 봉헌하기 위해서, 일주일이라는 삶의 소중한 시간을 담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흔히 사회생활과 신앙생활을 분리하려는 유혹에 빠져듭니다. 교회와 세상을 분리하고, 지친 세상살이의 고달픔을 교회 안에서 봉헌되는 미사나 신심행위로 해소하려는 유혹도 만만치 않습니다. 구체적인 이웃 사랑은 외면한 채 하느님 사랑을 공허하게 외치는 어리석음도 우리를 괴롭힙니다. 이웃과의 일치와 화해를 도모하지 않으면서, 그저 애타게 하느님만을 목 놓아 부를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우리는 주일미사나 특별한 지향의 미사를 드릴 때에 빵과 포도주 외에 각자가 준비한 예물을 봉헌합니다. 일반적으로 돈으로 봉헌하는 이 예물은 하느님께 바치는 우리의 삶을 담아내는 상징입니다. 따라서 봉헌금의 가치는 액수가 얼마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엇을 담아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예물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예수님께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의 예물을 드리기 전에, 먼저 불편한 관계에 있는 형제자매들과 화해하라고, 그런 다음 하느님께 예물을 봉헌하라고 하십니다. 이 말씀은 이웃과의 화해를 담아서 하느님께 예물을 드리라는 뜻이요, 더 나아가 이 화해가 곧 예물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우리가 미사에서 봉헌해야 할 화해의 예물, 우리의 삶을 통해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야 할 예물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생명 살림, 작은이들을 섬김,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눔, 억압받는 벗들과의 아름다운 연대, 불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저항,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가와 부활의 여정에 온 몸과 마음으로 투신하는 것이 곧 주님께 봉헌하는 우리의 거룩한 예물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주님의 길을 함께 걷는 사랑하는 믿음의 벗님들, 오늘 삶을 주님께 봉헌할 귀한 예물로 보듬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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