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메온학교 어르신들이 지금까지 배운 한글 실력을 발휘해 가족들에게 성탄 카드를 정성껏 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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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써도 말이 돼요?" "받침이 너무 어려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려면 '받으세요'를 어떻게 써요?" 9일 서울 종로성당 4층 서울시니어아카데미(담당 홍근표 신부) 교육실. 어르신 10여 명이 돋보기 안경을 고쳐 쓰며 글씨를 지웠다 썼다 반복한다. 서울시니어아카데미가 마 련한 문해교실 '시메온학교'(교장 김성자) 수업 현장. 3월부터 한글을 배워온 어르신들 이 사랑하는 남편과 자녀, 손주에게 정성스럽게 성탄 카드를 써 내려간다. 성탄 카드는 색종이를 접어 직접 만들었다.
"여보, 세해 복만 받드시오. 오해도 건강하새요." "신부님, 성탄 축하나다. 우리 이곳셋 공부하게 해주섰 감사함리다." "사랑하는 아들, 성타 마지하에(맞이하여). 아들아. 하느님 감사들니다." 손에 연필을 꼭 쥐고 한 글자씩 써 내려가는 어르신들 눈빛이 진지하다. 받침이 바로 생각나지 않는 글자는 우선 자음과 모음을 적어 놓고 한참을 들여다본다. 지우개로 지 웠다가 연필로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연습장에 편지를 미리 써놓고 그대로 옮겨 적는 학생도 있다. 수업을 진행하는 김성자(임마쿨라타, 한국여성생활연구원 부원장) 교장이 돌아다니면서 "남편에게 쓰는 건 틀리지 말고 잘 쓰셔야 한다"고 하니, 이곳저곳에서 웃 음이 터져 나온다. 편에게 첫 성탄 카드를 쓰고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초등학교 2학년까지 다니다가 어려 운 가정형편으로 학업을 중단한 김씨는 결혼한 지 36년 만에 한글을 배웠다. 알아가는 기쁨이 생기면서 자신감도 함께 얻었습니다." "한글교육을 받으면서 신앙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비신자 교리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가면 항상 주눅이 들었다"며 "'이건 아니다' 싶어 시메온학교를 다니게 됐다"고 털어 놨다. 자신의 이름 석 자만 쓰고 읽을 줄 알았던 김씨는 성경을 읽을 줄 아는 눈을 성탄 선물로 받았다. 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씨는 6ㆍ25전쟁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가 장사하는 동안 살림을 꾸려야 했다. 학교에 다닌다는 건 꿈도 꿀 수 없었다. 리 부상으로 초등학교 1학년을 한 달만 다니고, 그 후론 학교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했 다. 가정형편이 녹록지 않아 이른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이곳에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돼 기쁘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나처럼 배움의 시기를 놓 쳐 한글을 배우지 못한 다른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싶다"면서도 "근데 하나를 기 억하면 다른 하나를 자꾸 까먹어서 큰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못 냈는데, 이제 마음껏 쓸 수 있어 행복하다"고 웃음 지었다. 정씨는 "무엇보다도 유서 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는데 이제 유서를 쓸 수 있게 됐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나 단계가 올라갈수록 자신감을 얻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니어아 카데미는 학생들이 제출한 일기와 편지 등 작품을 모아 수료식이 열리는 2월에 전시할 계획이다. 신들을 위해 올해 3월 시메온학교 문을 열었다. 시메온학교 문해교육은 한글을 모르는 남모르는 아픔을 해결하고, 각자 삶의 주인으로서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한 프로그램이 다. 수업은 문해교육 과정을 통한 신앙교육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3월부터 매주 한 차 례씩 수업(총 40주간)을 진행해 왔다. 한글교육과 더불어 주요 가톨릭 용어를 배우는 교리시간도 있다. 지역 주민에게는 선교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산성당과 자양동 성당에서도 시메온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신부의 세례명에서 따왔다. 시니어아카데미에 따르면, 문해교육 잠재 수요자에 해당하 는 중학교 학력 미만 인구(2010년 현재)는 전체 성인 인구의 15.7%인 577만 명에 달한 다. 다양한 문화활동과 참여활동 등을 지원함으로써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2007년 노인요양보호사 및 노인상담사 양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2009년부터는 서울 시 노인복지과 지원으로 어르신 인문학 아카데미도 시행하고 있다. 서울시니어아카데 미는 이 밖에 정부와 사회기관들의 노인 관련 지원사업에 공모해 노인들이 교회 내 전 문인력으로 활동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풍부하고 다양한 노인사목 활동을 전개함 으로써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문의 : 02-765-8458, 서울시니어아카 데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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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13.1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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