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첫 마음/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마음에.../김태건 신부

2014. 7. 31. 오후 12:08:51

글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마음에 드시는 

      하나뿐인 희생 제사를 바치셨듯이 저의  온 생애도 

      하느님께 드리는 영원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부활주간 예물 기도       

 

 

 

 

 

 

            김태건 라파엘 신부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예수님은 바보이십니다. 죽음을 피하실 수 있으면서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하느님 뜻에 따르셨습니다.  피가 철철 흐를 정

         도로  매를 맞으셨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이런 바보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생각

         해 보면 바보이셨기 때문에 온전한 희생 제사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들이 과연 그 모범을 따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

        리는 과연 제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제가되면서 가장 고민을 한 것이 과연 내가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

        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부활 주간 예물 기도

        는 하나의 빛과 같았습니다.  저는 예물이 되기로 했습니다.  저의 온 생애가 영원한 제물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사제도 인간이기에 고통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유혹은 끊임없이 "편하게 살아.

        대충대충 살아."  라고 속삭입니다. 그래서 지나온 사제의 삶을 돌이켜 보면 부끄러운 점이

        더 많습니다.  저 자신이 제물이 되기보다는 평신도의 교육자, 평신도를 가르치는 지도자로

        살아오지는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제물은 바쳐지는 것입니다.  나 중심에 '나'가 가득해서는 안됩니다.  제물은 나 중심에

        '나'가 아닌 '그분'이 들어오셔야 하는 것입니다. 제물이 하느님 앞에 바쳐질 때 그 제물은

        더 이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신은 온전히 무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제물입니다. 또다시 주님 대전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주님 저의 온 생애가 당신 제물이 되게 하소서,"

                                                                                                               <가톨릭신문>

                  

                                                                                                             1998년 6월 30일 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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