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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마음에 드시는 하나뿐인 희생 제사를 바치셨듯이 저의 온 생애도 하느님께 드리는 영원한 제물이 되게 하소서. 부활주간 예물 기도 중
김태건 라파엘 신부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예수님은 바보이십니다. 죽음을 피하실 수 있으면서도 피하지 않으셨습니다. 고통을 피하지 않고 묵묵히 하느님 뜻에 따르셨습니다. 피가 철철 흐를 정 도로 매를 맞으셨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이런 바보가 또 있을까요. 하지만 생각 해 보면 바보이셨기 때문에 온전한 희생 제사를 바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우리들이 과연 그 모범을 따르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 리는 과연 제물이 되기를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사제가되면서 가장 고민을 한 것이 과연 내가 나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오로지 하느님 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접한 부활 주간 예물 기도 는 하나의 빛과 같았습니다. 저는 예물이 되기로 했습니다. 저의 온 생애가 영원한 제물이 되기를 희망했습니다. 하지만 사제도 인간이기에 고통이 달가울 리 없습니다. 유혹은 끊임없이 "편하게 살아. 대충대충 살아." 라고 속삭입니다. 그래서 지나온 사제의 삶을 돌이켜 보면 부끄러운 점이 더 많습니다. 저 자신이 제물이 되기보다는 평신도의 교육자, 평신도를 가르치는 지도자로 살아오지는 않았나 반성해 봅니다. 제물은 바쳐지는 것입니다. 나 중심에 '나'가 가득해서는 안됩니다. 제물은 나 중심에 '나'가 아닌 '그분'이 들어오셔야 하는 것입니다. 제물이 하느님 앞에 바쳐질 때 그 제물은 더 이상 자신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자신은 온전히 무無 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제물입니다. 또다시 주님 대전에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기도합니다.
"주님 저의 온 생애가 당신 제물이 되게 하소서," <가톨릭신문>
1998년 6월 30일 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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