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개하여라!
정윤수 프란치스코 신부 교포사목(프랑스 파리)
우리는 지금 성탄을 준비하는 시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성탄은 우리의 구원자 예수그리스와의 만남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어 우리 곁에 오시는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여정에 있는 것이지요.
특별한 만남이지요. 만남에는 언제나 준비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옷을 곱게 차려입어야 하는 만남도 있고,
자료를 잔뜩 안고 가야 하는 만남도 있으며, 편안한 몸과 마음만으로 충분한 만남도 있지요.
그럼 예수님과 우리 자신과의 만남에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교회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을 통해서 예수님과의 만남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네요.
그것은 무엇일까요? 네, 회개입니다.
우리는 왜 회개해야 할까요? 회개는 믿지 않는 이들에게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처럼 믿는 이들에게는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회개에 대한 좁은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회개의 필요성은 사랑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사랑이 가득한 사람은 종종 회개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사랑이 부족한 사람은 회개의 필요성을 잘 깨닫지 못합니다.
이는 마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내가 잘해 주어도,
돌아서면 늘 부족함을 느끼며 다음에 더 잘 해 주어야지 하며 마음 다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회개의 시작은 사랑입니다.
회개는 마음에서 시작하지만, 밖으로 드러나야 진정한 회개로 거듭나게 됩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시기에 회개의 외적 표지로 고해(판공)성사를 우리에게 권고합니다.
고해성사 준비는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먼저 생각하면서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자신의 죄에 대한 비참함, 부끄러움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나의 무관심과 냉랭함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은총으로 나를 감싸주시며,
나를 구원으로 이끌고 계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먼저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그분의 사랑에 상응하지 못한 나의 모습이 보일 것이며,
그 모습 안에서 나의 부족함, 죄를 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의 죄는 나를 움츠려 들게 하거나 숨기는 그런 부끄러운 죄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나를 하느님께 향하게 하는 “복된 죄”로 보일 것입니다. 이런 복된 죄를 어찌 숨길 수 있겠습니까? 어찌 고백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주님과의 특별한 만남을 준비하는 복된 대림시기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