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사 중 열네 장면을 통하여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바치는 기도입니다. 어느 성당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이 '14처'는 대부분 조각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성당 안 벽에 걸려 있습니다.
이 기도는, 초기교회 때 예루살렘을 순례하던 순례자들이 실제로 빌라도 관저에서 갈바리아 산까지 걸어가면서 기도드렸던 데서 유래한답니다. 그러나 당시는 각 처의 숫자나 기도 형태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지요.
그 후 1686년, 인노첸시오 11세 교황은 지리적, 정치적인 이유로 성지순례를 못 하는 사람들을 위해 프란치스코 수도회의 모든 성당에 십자가의 길을 설립하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다가 1731년에 클레멘스 12세 교황이 모든 교회에 이를 설치하도록 허용했는데 지금과 같이 14처로 고정된 것도 이때부터랍니다.
19세기에 이르러서는 전세계에 널리 퍼져 가톨릭 신자들이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 중 하나가 되었고, 예수님의 수난을 묵상하는 기도이므로 특히 사순절엔 더 열심히 바치고 있지요.
어떤 곳에서는 예수님의 부활 장면인 15처까지 묵상하기도 한답니다. 1처부터 14처까지 순서대로 각 처마다 순례하듯 옮겨가며 바치는 것이 이 기도의 원칙입니다만 단체로 바칠 때는 기도를 이끌어가는 대표자만 움직이고 다른 사람들은 그 자리에서 바쳐도 무방합니다.
각 처마다 정해진 기도문과 함께 주의 기도, 성모송, 영광송을 외고 묵상하는 것이 관례이지요. 기도를 시작했다가 미사나 성사 때문에 중단되었을 때는 중단된 곳에서부터 계속하도록 하고, 그 외에 다른 이유로는 기도를 중단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우리가 죄를 통회하는 마음으로 이 기도를 바치면 전대사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무한하신 공로와 성인, 성녀들의 공로에 힘입어, 어떤 기회에 어떤 조건 하에서 죄 보속을 전부 면제해주는 은사)를 받을 수 있답니다.
이 기도는 성당이나 그 외 공적인 기도장소에서 해야 하지만 성당이 너무 멀어 갈 수 없는 경우, 항해중이거나 병석 혹은 감옥에 있는 경우에는 방사받은 십자가를 들고 기도서를 읽으며 십자가의 길을 묵상한다면 같은 은사를 입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