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빔

2006. 1. 28. 오전 10:26:11

글자

      
      설빔/ 신영림
      
      
      
      
      달빛이 문풍지 파르르 떨리는
      
      문 틈 사이를 엿보면
      
      하얀 행주치마 두른 어머니가
      
      다식판에 색색의 고운 꽃을
       
      꼭꼭 박아 내고 계셨지
      
      
      
      송화다식 들깨 참깨 콩 
      
      함지박에 꽃이 달처럼 차오르고
      
      꽃무늬 다식은 살구빛 분홍 내음으로
      
      달콤하게 눈속 숨어 들었지
      
      
      
      
      오색 빛 나의 설빔은 여러날 밤
      
      알록달록 비늘이 돋아 꿈에 날고
      
      시도 때도 없이 설레임이 
      
      물밀져오는 기쁨으로 채근하면 
      
      설빔 꺼내 가만히 매만지곤 했지
      
      
      
      
      동리 끝에 있던 작은 가게에는
      
      붉고 파란 망사, 스폰지에 반짝이는 
      
      금박이 진 리본에 꽃핀 귀고리  
      
      작은 소녀들 기다렸다네
      
      
      
      
      휘영청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고
      
      눈썹이 새 하 애 진다며 
      
      잠 붙들어 매던 속눈썹엔 어느덧 
      
      배시시 졸음이 달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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