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2006. 1. 24. 오후 1:23:20

글자



독일의 작가 귄터 그라스의 700페이지에 이르는 대표적 장편소설. 《양철북 Die Blechtrommel》(1959)은 대전 후 불모지였던 독일 문학계에서 큰 주목을 끌었다. 1965년에 뷔히너상(Bhner賞)을 받았으며, 1999년에 《양철북》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79년 영화로도 제작되어 같은해 칸영화제 작품상 및 아카데미 최우수외국영화상을 수상했다. 영화의 구성은 원작에 충실하여 소설의 전개와 대체로 유사하다.
나 오스카는 방화범인 할아버지 요젭 콜야이체크와 밭에서 네겹 치마를 입고 감자를 캐던 안나 콜야이체크 할머니의 딸인 아그네스로부터 태어났습니다.


나의 엄마- 아그네스 콜야이체크는 전혀 다른 성격의 두사람- 알프레트 마체라트, 얀 브론스키에게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나 오스카 마체라트가 태어났습니다.

세살이 되자 나는 생일날 고대하던 양철북을 선물받았습니다. 빨갛고 하얀무늬가 있는, 탕탕 소리가 나는 양철북이었습니다.

나의 생일날, 빨간 양철북을 선물받은 그날, 아빠는 엄마를 바라보고 얀아저씨는 엄마를 어루만집니다. 그런 어른들의 세계에 환멸을 느낀 나는 내 장래가 두려워져서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스로 계단을 굴러 영원히 세살짜리로 살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양철북을 선물받은 그 날 이후로 나는 한시도 양철북을 곁에서 때놓은 적이 없었습니다. 보다못한 아빠가 내게서 양철북을 빼았으려 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나의 비명소리에 시계 유리가 깨어졌습니다. 그리고 나는 소리를 지르면 유리가 깨져 아무도 북을 못빼았는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 뒤로 누구든지 북에 손을 대면 나는 소리를 질렀습니다.
12살이 되던해 우리가족과 얀아저씨는 써커스를 구경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12번째 생일날 성장을 멈춘 난장이 베브라를 만났습니다. 그는 써커스와 함께 떠나기를 제안했지만 나는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너를 기다린다. 우리는 또 만날꺼야."
아빠가 거실벽에 히틀러 사진이 걸던 어느날. 우리 마을에 데모연설장이 열렸습니다. 나는 단상아래 몰래 숨어들어가 신나게 북을 쳤습니다. 그러자 군악가는 왈츠로 바뀌었고 연설장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손을 마주잡고 춤을 췄습니다. 결국 그렇게 연설장은 해산하고 말았습니다.

하루는 아빠가 뱀장어 요리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엄마가 뱀장어는 끔찍하다며 먹기 싫다고 하자 아빠는 못마땅한 소리를 질렀고 엄마는 울며 방으로 뛰쳐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얀아저씨의 위로에 엄마는 식탁으로 나왔고 아무말없이 뱀장어를 열심히 씹어 먹었습니다.
그 뒤로 엄마는 생선만 먹었습니다. 꽁치나 정어리같이 요리도 채 하지않은 날것을 마구 먹었습니다. 이를 지켜본 할머니는 엄마가 아기를 가졌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소리치던 엄마는 화장실로 뛰어들어갔고 다시는 스스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엄마의 장례식에 오려던 마커스 아저씨는 동네에서 빨갛고 하얀색의 북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태인이기 때문에 장례식장에서도 쫓겨나고 집은 불타 부서져 버렸습니다. 그렇게 마커스라는 장난감 장사가 죽으면서 마을에 모든 장난감이 사라졌습니다.
1939년 9월 1일. 나 오스카는 얀아저씨에게 독일군에 포위되어 있는 폴란드인 우체국으로 가자고 졸랐습니다. 그리고 그는 거기서 주는 총으로 허공을 쏘다 독일군에게 발견되어 총살당했습니다. 얼마 후 폴란드 포로들은 모두 죽고 단찌히 자유시는 독일과 합병되었습니다.
16살이 된 어느날, 집에 마리아라는 가게일을 도와줄 아이가 왔습니다. 나 오스카도 돌보고 집안일도 함께 해준다고 합니다.

어렸을때 몇명말고는 마리아는 나의 첫사랑이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항상 바닐라 냄새가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런 마리아가 좋았습니다. 해수욕장을 갈때도 청소를 할 때도 잠을 잘 때도, 우리는 항상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곧 아버지의 아내가 되었고, 부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동생이 태어났습니다. 독일의 레닌그라드 점령을 앞두고 쿠르트, 내동생은 세례식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나와 마리아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만약 그가 성장을 멈추고 싶다면 내가 도와줄 것입니다.
어느 날 나는 베브라를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곁에 있는 독심술사 로스비타에게 나를 '북치는 오스카', 유리깨는 오스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 이름 그대로 베브라와 함께 전쟁군인들의 위로공연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나 오스카와 로스비타는 연인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미군이 쳐들어온 그 날 그녀는 커피를 마시겠다는 마지막 말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폭격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난 그때까지 그녀가 몇살인지 몰랐습니다. 시나몬 향이 났다는 것 밖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독일군의 점령지가 줄어드는 마당에 나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세살맞은 동생이자 나의 아들, 쿠르트에게 양철북을 선물했습니다.
마을에는 곧 러시아군이 몰려왔습니다. 지하로 숨은 우리는 마을을 뒤지던 러시아군에게 들키고 말았습니다. 그때 나는 수중에 있던 나찌 빼찌를 아빠 손에 살짝 쥐어줬습니다. 그는 크게 놀란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더니 얼른 입안으로 삼켰습니다. 그러나 곧 목에 걸려 광분하다 러시아군 총에 사살당했습니다.
그렇게 나는 스무살이 되었고 아빠를 잃었고 고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 자라는게 낫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나는 양철북을 아빠 무덤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던진 돌에 머리를 맞아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후 나는 다시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카슈비아인. 독일인도 폴란드인도 아닌 카슈비아인. 그래서 나와 마리아와 동생은 할머니를 남겨두고 자유도시 단치히를 떠났습니다. 아마 할머니는 여전히 네겹 치마를 입고 감자를 캐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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