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성탄절, 눈을 고대하며

2007. 12. 23. 오후 10:06:39

글자

몇 년 전, 이전 성당에서 성탄 자정 미사가 끝나고

그 때도 제대봉사를 하고 있을 때여서

제대 정리 다 하고, 제의실 정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순간 눈을 들어 제의실 창 밖을 보니

창으로 나있는 골목길에선 언제부터 내렸는지 하얀 눈이 펑펑~~~ ^^;;

히야~~~~ 그야말로 하늘에서 축복의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여러분도 그랬던 성탄절 기억하시나요?

이번 성탄절에도 그렇게 하얀 눈이 펑펑 왔으면 좋겠어요.

먼저 성당에선 제대 양 옆에 복사방과 제의실이...

성당 전체 불을 복사방에서 켜고 끄고하다보니

성당을 나가려면 복사방에서 불을 모두 끈 뒤 방문을 잠그고

깜깜함 속에서 제대층계에서 넘어질까 조심조심 내려와 걸어나와야만 했던..

항상 토요 특전미사를 혼자 도맡아 차리고 치우고 했더랬는데

미사가 끝나고  신자들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젤 먼저 성당 불부터 소등했지요.(전기값 아낀다구요)

제대 위 작은 불 하나만 켜놓고 복사방과 제의실을 왔다갔다 모두 정리한 뒤

그나마 그 불도 끄고 복사방까지 잠그고 나오면

성당안은 깜깜 자체...

그 때 감실 예수님 앞에 무릎꿇고 기도할 수 있었던 저만의 특권...

가끔은 그 앞에서 두려운 기운이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또 깜깜한 성당 무섭지 않냐며 어쩌다 들어와 주는 이상한 아저씨...

예수님이 계신데 뭐가 무서워요.. 라고 대답하며 실은 그 아저씨의 출현이 더 섬뜩한...

가끔씩 무섭기도 했지만, 웬지 감실속의 예수님의 존재가 내 마음 가득 든든하게 느껴졌던...

제대봉사자가 거의 없어

토욜 저녁이면 매주 나 혼자 복사방과 제의실 청소까지 조금은 힘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은혜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걸레질부터 시작해서 오롯이 혼자 미사 준비하고,

그렇게 아무도 없는 깜깜한 성당안을 걸어나오기까지 혼자 정리하고 나올 때의 그 기분이란...

시험 때 밤 꼴딱새우고 공부해서 담 날 답안지 확실하게 채우고 나올 때의

짜릿하고 뿌듯하고 청명하며 

기쁨이 모락모락 샘 솟아 입가엔 미소가 절로 띄워질 것 같은  그런 기분..

거긴 또 이 곳과는 달리 그렇게 정리 다 끝나고 2층 성당에서 내려와 보면

1층로비고 마당이고 아무도 없었거든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썰물빠지 듯

삽시간에 성당 뿐 아니라 마당이며 주변 어디에고 아무도 없이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 곳보다 두배쯤은 큰, 불꺼진 캄캄한 성당안에서

가끔씩 무서움이 느껴질 때면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바로 옆 감실 속 예수님만 불러대며 매달리면서

 혼자서 일하고 나올 때의 차분히 가라앉은 그 기분을...

혹여 이상한 아저씨가 들이닥칠 수도 있으니

가끔씩 수녀님께서는 복사방이며 제의실에서 일할 때는 문을 안에서 걸어잠그고 하라 일러주시고..)

하지만 이 곳보다 훨씬 넓은 제대위를 오르내릴 때의 등에서 식은땀이 날 것 같은 긴장감.

이 곳과는 달리 신자들의 강한 시선 집중...

조심스레 2시간 반을 긴장하고 있다 집에 오면 힘들어서 바로 콕~~~

서로 시간내기 힘든 식구들, 우짜다 가볍게 주말여행을 떠나보고 싶을 때도

이 제대 봉사로 쉽잖은...

그래서 한 5년하니 힘들어

제대 봉사를 그만두는 길은 이사밖에 읎다 싶은 생각이 들 즈음 딱 맞춰

진영이 학교로 인해 이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었지요...ㅋㅋ

그저 성당 봉사를 그만두고 싶음 의례 이사를 떠올리는 우리덜...

암튼 그렇게  그 특권이랑은 이별을 했지만

제 인생 여정속에 들어있던 그 때의 느낌들은 

쉽게 경험하기 힘든, 소중하고 행복한, 그리고 감사한 저만의 추억입니다.

 그 성탄절 날 밤처럼,

눈이 내리길 고대하는 지금의 제 맘이 어째 두근두근 설레이고

그 때의 예수님이 그립네요... ^^:: 

 

 

 

댓글 4

  • 2007년 12월 23일 오후 11:31

    주님은우리의마음에깨긋하고눈부신눈을주셨습니다성탄의기쁨을함께나누어요

  • 2007년 12월 24일 오전 10:17

    그래요, 이쁜 맘으로 한가족같은 우리 전례단님들 모두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드리면서, 전례단 회합 때 모두 축배를 듭시당... ^^*

  • 2007년 12월 24일 오후 2:22

    제대 봉사를 많이 하셨군요. 하지만 봉사를 피해 어디로든지 이사를 가봐짜 주님은 항상 자매님 옆에 계시답니다.

  • 2007년 12월 24일 오후 7:21

    뛰어봤자?...ㅋㅋ.. 눈은 기대할 수가 없는 날씨네요. 마태오 형제님, 성탄 축하드리구요, 이따 자정미사에서 전례단님들과 함께 모두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