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이전 성당에서 성탄 자정 미사가 끝나고
그 때도 제대봉사를 하고 있을 때여서
제대 정리 다 하고, 제의실 정리가 거의 끝나갈 무렵
어느 순간 눈을 들어 제의실 창 밖을 보니
창으로 나있는 골목길에선 언제부터 내렸는지 하얀 눈이 펑펑~~~ ^^;;
히야~~~~ 그야말로 하늘에서 축복의 눈이 내리는 것 같은...
여러분도 그랬던 성탄절 기억하시나요?
이번 성탄절에도 그렇게 하얀 눈이 펑펑 왔으면 좋겠어요.
먼저 성당에선 제대 양 옆에 복사방과 제의실이...
성당 전체 불을 복사방에서 켜고 끄고하다보니
성당을 나가려면 복사방에서 불을 모두 끈 뒤 방문을 잠그고
깜깜함 속에서 제대층계에서 넘어질까 조심조심 내려와 걸어나와야만 했던..
항상 토요 특전미사를 혼자 도맡아 차리고 치우고 했더랬는데
미사가 끝나고 신자들이 빠지길 기다렸다가
젤 먼저 성당 불부터 소등했지요.(전기값 아낀다구요)
제대 위 작은 불 하나만 켜놓고 복사방과 제의실을 왔다갔다 모두 정리한 뒤
그나마 그 불도 끄고 복사방까지 잠그고 나오면
성당안은 깜깜 자체...
그 때 감실 예수님 앞에 무릎꿇고 기도할 수 있었던 저만의 특권...
가끔은 그 앞에서 두려운 기운이 느껴질 때도 있었어요.
또 깜깜한 성당 무섭지 않냐며 어쩌다 들어와 주는 이상한 아저씨...
예수님이 계신데 뭐가 무서워요.. 라고 대답하며 실은 그 아저씨의 출현이 더 섬뜩한...
가끔씩 무섭기도 했지만, 웬지 감실속의 예수님의 존재가 내 마음 가득 든든하게 느껴졌던...
제대봉사자가 거의 없어
토욜 저녁이면 매주 나 혼자 복사방과 제의실 청소까지 조금은 힘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은혜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걸레질부터 시작해서 오롯이 혼자 미사 준비하고,
그렇게 아무도 없는 깜깜한 성당안을 걸어나오기까지 혼자 정리하고 나올 때의 그 기분이란...
시험 때 밤 꼴딱새우고 공부해서 담 날 답안지 확실하게 채우고 나올 때의
짜릿하고 뿌듯하고 청명하며
기쁨이 모락모락 샘 솟아 입가엔 미소가 절로 띄워질 것 같은 그런 기분..
거긴 또 이 곳과는 달리 그렇게 정리 다 끝나고 2층 성당에서 내려와 보면
1층로비고 마당이고 아무도 없었거든요.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미사가 끝나기가 무섭게 썰물빠지 듯
삽시간에 성당 뿐 아니라 마당이며 주변 어디에고 아무도 없이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 곳보다 두배쯤은 큰, 불꺼진 캄캄한 성당안에서
가끔씩 무서움이 느껴질 때면 콩닥거리는 가슴으로
바로 옆 감실 속 예수님만 불러대며 매달리면서
혼자서 일하고 나올 때의 차분히 가라앉은 그 기분을...
혹여 이상한 아저씨가 들이닥칠 수도 있으니
가끔씩 수녀님께서는 복사방이며 제의실에서 일할 때는 문을 안에서 걸어잠그고 하라 일러주시고..)
하지만 이 곳보다 훨씬 넓은 제대위를 오르내릴 때의 등에서 식은땀이 날 것 같은 긴장감.
이 곳과는 달리 신자들의 강한 시선 집중...
조심스레 2시간 반을 긴장하고 있다 집에 오면 힘들어서 바로 콕~~~
서로 시간내기 힘든 식구들, 우짜다 가볍게 주말여행을 떠나보고 싶을 때도
이 제대 봉사로 쉽잖은...
그래서 한 5년하니 힘들어
제대 봉사를 그만두는 길은 이사밖에 읎다 싶은 생각이 들 즈음 딱 맞춰
진영이 학교로 인해 이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었지요...ㅋㅋ
그저 성당 봉사를 그만두고 싶음 의례 이사를 떠올리는 우리덜...
암튼 그렇게 그 특권이랑은 이별을 했지만
제 인생 여정속에 들어있던 그 때의 느낌들은
쉽게 경험하기 힘든, 소중하고 행복한, 그리고 감사한 저만의 추억입니다.
그 성탄절 날 밤처럼,
눈이 내리길 고대하는 지금의 제 맘이 어째 두근두근 설레이고
그 때의 예수님이 그립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