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수요일 요한 5,17~30
오늘 복음에서는 아버지라는 낱말이 열 번 이상 나오고 아들이란 낱말 역시 열
번 이상 거듭됩니다.
그만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오늘 전체를 이루고 있는데,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놓고 서로 대치되는 분위기의 움직임이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부정하는 유다인들의 움직임과 그럴수록 아버지와 아들
의 관계를 더욱더 분명히 하시며 당신의 신원과 위치를 명확하게 하시는 예수님
의 움직임입니다. 이 두 움직임은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대치되는 분위기가 더욱 고조되어 갑니다.
그런데 비약된 감이 있지만, 이와 같은 분위기의 움직임이 나의 내면에도 존재
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내 마음속에는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긴밀히 하려는 힘과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부정하며 끊으려는 세력이 공존하
고 있습니다.
내가 의식하든 못하든 간에 나의 내면에서는 이 두 움직임이 갈등을 겪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타협이냐 결단이냐를 선택하게 됩니다.
타협을 할 때는, 즉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느슨하게 혹은 소원하게 할 때는,
육신은 편하나 마음은 결코 편안하지 않습니다.
결단을 할 때는, 즉 하느님과 나와의 관계를 긴밀하게 할 때는, 힘이 들고 때론
고통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작고 큰 희생과 봉헌, 또 십자가를 져야 하기 때문입
니다. 그러나 마음은 편안합니다.그러면서 십자가도 점점 가볍게 느껴집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의 삶은 갈등을 겪으며 살아가는 긴 여정입니다. 타협이냐 결단이냐를 계속
선택해야 된다는 의미에서 말입니다.
이렇게 선택을 해야만 하는 나의 삶을 놓고 내 안에서 움직이는 세력과 힘을
섬세하게 바라보며 추적하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순간순간의 선택
이 내 삶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하느님 앞에서 올바른 선택을 하시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몸은 고달프지만 마음이 편안한 선택'을 말입니다.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 묵상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