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9주간 금요일 마태 19,3~12
예수님 당시에는, 신명기 24장 1절에 나오는 "아내 소박 법"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던 때로서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내에게 수치수러운 일이 일어나면 이혼장을
써서 내보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수치스러운 일"이란, 간음과 풍기 문란, 음식을 태우는 것과 계
율을 어기는 것 등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아내를 내쫓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불륜을 저지른 경우 외에 아내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혼인하
는 자는 간음하는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 사회에 충격을 주었음에 틀
림없습니다.
더욱이, 둘이 결혼으로 한 몸이 됨을 강조하시며,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씀하십니다.
제자들의 반응은 당시 사회의 상황을 말해 주는 것인데 반응인즉 이렇습니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혼인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내에 대한 남편의 처지가 그러하다면."
당시 상황을 반영하는 제자들의 이러한 발언은, 아내를 인격체로서가 아니라 남
편의 사랑스러운 노예 정도로 알고 있었다는 반증입니다.
이에 예수님께서 "창조주께서 처음부터 '그들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고' 나서"
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여자도 남자와 똑같이 하느님께서 창조한 피조물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개별 인격체임을 분명하게 밝히신 것입니다.
요사이는 이러한 문제가 문제로서의 여지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결혼으로
남편과 아내는 서로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확인하면서 둘이 한 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부부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부부간의 의무이자 권리
입니다.
여기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하나가 되어야 하는 부부를 기억하면서, 바오로 사
도께서 말씀하신 "사랑의 송가"를 되새겨 봅니다.
특히 사랑이라는 낱말을 서술하는 소극적인 측면을 주의 깊게 새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랑은 참고 기다립니다.사랑은 친절합니다.
사랑은 시기하지 않고 뽐내지 않으며 교만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고 자기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고 앙심을 품
지 않습니다.
사랑은 불의에 기뻐하지 않고 진실을 두고 함께 기뻐합니다.
사랑은 모든 것을 닾어 주고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고 모든 것을 견
디어 냅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적극적인 정서가 아니라, 소극적인 정서입니다.
오래 참고, 시기하지 않고 사욕을 품지 않고, 모든 것을 덮어 주고 믿고 바라
는, 잔잔한 자기희생을 그 뿌리로 두고 있습니다.
잔잔한 자기희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랑, 이 사랑만이 부부를 한 몸으로 만
들어 줍니다.
오늘도 희생에 뿌리를 내린 사랑으로, 서로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체득하며
한 몸을 이루는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홍 미카엘 신부님 복음 묵상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