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7.04.08) - 예수 부활 대축일

2007. 4. 9. 오전 8:30:02

글자
2007년 4월 8일 예수 부활 대축일

제1독서 사도행전 10,34ㄱ.37ㄴ- 43

그 무렵 34 베드로가 입을 열어 말하였다. 37 “여러분은 요한이 세례를 선포한 이래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온 유다 지방에 걸쳐 일어난 일과, 38 하느님께서 나자렛 출신 예수님께 성령과 힘을 부어 주신 일을 알고 있습니다. 이 예수님께서 두루 다니시며 좋은 일을 하시고 악마에게 짓눌리는 이들을 모두 고쳐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분과 함께 계셨기 때문입니다.
39 그리고 우리는 그분께서 유다 지방과 예루살렘에서 하신 모든 일의 증인입니다. 그들이 예수님을 나무에 매달아 죽였지만, 40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사흘 만에 일으키시어 사람들에게 나타나게 하셨습니다. 41 그러나 모든 백성에게 나타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미리 증인으로 선택하신 우리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42 그분께서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산 이들과 죽은 이들의 심판관으로 임명하셨다는 것을 백성에게 선포하고 증언하라고 우리에게 분부하셨습니다. 43 이 예수님을 두고 모든 예언자가 증언합니다. 그분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그분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받는다는 것입니다.”


제2독서 콜로새서 3,1-4

형제 여러분, 1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십니다. 2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3 여러분은 이미 죽었고, 여러분의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4 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


복음 요한 220,1-9
1 주간 첫날 이른 아침, 아직도 어두울 때에 마리아 막달레나가 무덤에 가서 보니, 무덤을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 2 그래서 그 여자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3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4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5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6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7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8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9 사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나셔야 한다는 성경 말씀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부활의 기쁨이 느껴지시는지요? 저는 신부가 된 이후 매번 맞이하는 부활이 항상 기쁠 수밖에 없습니다. 부활을 통해서 특별한 선물을 받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부활만 되면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고 신나는지 모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노래 때문입니다.

부활성야가 되면 신부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노래를 한곡 불러야 합니다. ‘부활찬송’이라고……. 물론 노래를 잘하는 신부야 상관이 없지만, 음에 대한 감이 많이 부족한 저로써는 6쪽에 달하는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더군다나 어제는 그저께 성금요일 십자가경배 예식 때 노래를 실수해서 더욱 더 부담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잘했든 못했든 간에 상관없이 이 ‘부활찬송’을 부르는 시간이 지나니 괜히 기분이 좋아집니다.

만약 제가 노래를 엄청나게 잘 해서 ‘부활찬송’ 부르는데 전혀 걱정이 없었다면 어떠했을까요? 아마 어제의 부활이 매년 맞이하는 또 한 번의 부활로 기억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실수도 많이 했지만 힘들어도 끝낼 수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기쁘게 부활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기쁨은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소유했을 때 다가오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어렵고 힘들 때, 즉 시련과 고통을 체험한 뒤에 기쁨도 그 뒤에 다가온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은 고통과 시련은 절대로 내게로 다가오지를 않기를 바라지요.

예수님을 믿고 따랐던 제자들과 여인들의 기쁨은 어떠했을까요? 분명히 자신들의 눈으로 힘없이 수난을 당하고 십자가상의 죽음을 보았기에, 엄청난 슬픔에 쌓여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슬픔 속에서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그 순간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하게 된 것입니다. 그때의 기쁨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의 십자가상의 죽음으로 인해서 더 큰 부활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에게 다가오는 갖은 고통과 시련은 아픔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 더 큰 영광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이 부활은 단순히 2000년 전에 있었던 단 일회적인 사건이 아닙니다. 지금 이 현재에도 계속되는 진행형의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시련에 대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살아갈 때, 또한 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살아갈 때, 우리들은 2000년 전의 부활 체험을 지금 이 순간에도 누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바로 죄로 인해서 힘들어하는 우리들의 해방을 위해서…….

예수님의 부활을 다시금 축하드리면서, 큰 기쁨의 체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주님께서는 진짜로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기쁜 하루를 보내도록 합시다.



부활의 노래(홍인숙)

꽃술보다 더 고운 이야기
가슴 가득 여울져
찬란한 부활을 노래합니다

힘차게 쏟아지는 생명의 비
세월의 속삭임 감아 돌며
오로지 당신만의 음성
영혼 깊숙이 샘물을 일굽니다

우리가 앉은 자리, 자리
작은 마음 감지 할 수 없는
무심한 공복의 세상

당신의 존재하심만이
태양보다 더 큰
빛으로 내려옵니다
하늘로 내려옵니다

차마, 사모하는
마음으로도 울 수 없던
당신의 십자가엔
믿음, 소망, 사랑 피어나고

줄기줄기 붉은 꽃 세마포 위로
우리를 가를 수 없는
힘찬 포옹을 나눕니다
뜨거운 기쁨을 노래합니다

찬란한 부활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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