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열며(06.07.21) - 연중 제15주일 금요일

2006. 7. 21. 오전 8:00:34

글자
2006년 7월 21일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제1독서
이사야 38,1-6.21-22.7-8
1 그 무렵 히즈키야가 병이 들어 죽게 되었는데,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 예언자가 그에게 와서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집안일을 정리하여라. 너는 회복하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2 그러자 히즈키야가 얼굴을 벽 쪽으로 돌리고 주님께 기도하면서 3 말씀드렸다.
“아, 주님, 제가 당신 앞에서 성실하고 온전한 마음으로 걸어왔고, 당신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해 온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그러고 나서 히즈키야는 슬피 통곡하였다.
4 주님의 말씀이 이사야에게 내렸다. 5 “가서 히즈키야에게 말하여라. ‘너의 조상 다윗의 하느님인 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나는 네 기도를 들었고 네 눈물을 보았다. 자, 내가 너의 수명에다 열다섯 해를 더해 주겠다. 6 그리고 아시리아 임금의 손아귀에서 너와 이 도성을 구해 내고 이 도성을 보호해 주겠다.”
21 이사야가 “무화과 과자를 가져다가 종기 위에 발라 드리면, 임금님께서 나으실 것이오.” 하고 말하였다. 22 히즈키야가 “내가 주님의 집에 오를 수 있다는 표징은 무엇이오?” 하고 물었다.
7 “이것은 주님이 말한 일을 그대로 이룬다는 표징으로서, 주님이 너에게 보여 주는 것이다. 8 보라, 지는 해를 따라 내려갔던 아하즈의 해시계의 그림자를 내가 열 칸 뒤로 돌리겠다.”
그러자 아하즈의 해시계 위에 드리워졌던 해가 열 칸 뒤로 돌아갔다.


복음 마태오 12,1-8
1 그때에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밀밭 사이를 지나가시게 되었다. 그런데 그분의 제자들이 배가 고파서, 밀 이삭을 뜯어 먹기 시작하였다.
2 바리사이들이 그것을 보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배가 고팠을 때,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 너희는 읽어 본 적이 없느냐? 4 그가 하느님의 집에 들어가, 사제가 아니면 그도 그의 일행도 먹어서는 안 되는 제사 빵을 먹지 않았느냐?
5 또 안식일에 사제들이 성전에서 안식일을 어겨도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율법에서 읽어 본 적이 없느냐? 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7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너희가 알았더라면, 죄 없는 이들을 단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8 사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어떤 사람이 우연히 살찐 여우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의문이 생겼어요.

“여우가 어떻게 살이 쪘을까?”

그는 여우의 습성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그 비밀을 알 수가 있었지요. 여우는 스스로 힘들게 사냥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사자가 먹다 남긴 먹이로 배를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옳거니! 여우처럼 사는 법이 가장 쉬운 방법이구나!’

마을로 돌아온 그는 큰 장사꾼이 장사하는 가게 옆에 조그만 가게를 내었습니다. 그는 큰 장사꾼을 위한 여러 가지 물건들을 조달했고, 그럼으로써 힘들이지 않고 작은 만족을 얻을 수가 있었지요.

그런데 어느 날 큰 장사꾼은 더 큰 사업을 하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버린 것입니다. 그 순간 그는 기댈 곳을 잃게 되었고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점점 모았던 재산을 탕진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모르는 그가 어느 날 거리에서 한 현자가 말하는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습니다.

“사자가 남긴 것을 먹겠느냐, 네가 남긴 것을 여우가 먹게 하겠느냐?”

여러분들은 어떤 삶을 영유하면서 살고 계신지요? 사자가 남긴 것이나 먹으면서 편하게 살려는 여우의 삶을 지향하시는지, 아니면 힘들고 어렵지만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사자의 삶을 지향하는지요?

여우의 삶이라는 것은 편하지만 분명히 별 볼 일 없는 삶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이러한 삶을 꿈꾸고 있으며, 나 역시도 그런 모습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믿고 따른다는 예수님께서도 그런 모습을 지향하셨을까요? 아니지요. 그분께서는 항상 창조적인 일을 하셨고, 그래서 틀에 박힌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과감하게 행하셨습니다. 바로 사자의 삶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밀 이삭을 뜯어 먹는 장면을 보고서는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따집니다.

“보십시오, 선생님의 제자들이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율법에 따르면 밀을 두 이삭 이상 따는 것만으로도 곡식을 거두어들이는 추수 행위로 간주했으며, 손으로 이삭을 비비는 것을 탈곡으로 생각했거든요. 따라서 제자들이 십계명인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라는 계명을 어겼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사자처럼 주도적이며 창조적인 커다란 생각을 하지 않지요. 대신 여우처럼 작은 것만을 바라보기 때문에, 율법의 정신보다는 율법의 세세한 조문만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율법의 정신은 바로 사랑입니다. 따라서 사랑이 없는 가운데에서 율법의 조문만을 실천한다는 것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이제 우리들의 모습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작은 것에 집착하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여우의 삶이 아닌, 비록 힘은 들지만 새롭게 다가오시는 주님처럼 창조적이며 주도적인 삶을 지향하는 사자의 삶으로 말입니다.


사자가 남긴 것을 먹겠습니까? 아니면 여러분이 남긴 것을 여우가 먹게 하겠습니까?



가장 큰 악덕(법정,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다' 중에서)

"사람이 항상 나물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백 가지 일을 이룰 수 있다"

기름지게 먹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겠지만,

담백하게 먹는 사람들은
이 말뜻을 이내 알아차릴 것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들어가 살이 되고
피가 되고 뼈가 된다.

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 음식물이 지닌 업까지도 함께 먹어
그사람의 체질과 성격을 형성한다.

살아 있는 생명을 괴롭히거나
살해하는 것은 악덕 중에서도
가장 큰 악덕이다.

언제 어디서나 이 우주에
가득 차 있는 진리의 혼을 보려면
가장 하잘것없는 미물일지라도
내 몸처럼 아끼고 사랑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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