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여름이 올 듯 덥기까지 하더니
꽃샘 추위라는 단어 잊혀질까 호된 추위가 왔습니다.
며칠 전엔 태풍과 같은 바람이 밤새도록 불어서 창을 흔들어 잠도 설쳤어요.
마지막 써비스 하듯 내리고 있는 눈은 봄기운에 금방 녹아버리지만
그 내리는 기세만큼은 한 겨울 못지않습니다.
한가롭게 위 아래로, 옆으로 노닐다가 큰 바람에 어디론가 쫓겨가는가 하면
미친듯이 춤추며 내리기도 하고 어느새 함박눈 되어 겨울이 다시 오나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잠시 변화무쌍하게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얼굴에 번집니다.
어릴적 등교길 내린 눈에 엉덩방아 찧던 일,
혀로 내리는 눈 송이 받아먹던 일,
가로수에 쌓인 눈 차서 지나가는 아이들 눈으로 뒤집어 쓰게 하던 일...
막 피어나는 새싹이 꽃샘 추위에 동상이나 입지 않았으면...
올 봄엔 잊고 지내던 냉이 캐기도 한 번 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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