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사] 천주가사: 사향가 - 상

2001. 6. 9. 오후 5:40:53

글자

 

[천주가사] 사향가 - 상

 

 

      어화 벗님네야 우리본향 찾아가세

      동서남북 사해팔방 어느곳이 본향인고

      이러틋한 풍진세계 편히살곳 아니로다

      인간영복 다얻어도 죽어지면 허사되고

      세상고난 다받아도 죽고나면 그만이라

       

      (중략)

       

      우주간에 빗겨서서 조화묘리 살펴보니

      체읍지곡 그아니며 찬류지소 이아니냐

      아마도 우리낙토 천당밖에 다시없네

      천하만복 다받은들 천당복에 비길소냐

      인간고초 다당한들 지옥영고 비할소냐

      삼구는 밖을치고 칠도는 안을치네

      싸우기를 두려하여 도적에게 항복하면

      천당영복 아주잃고 지옥영고 엇지할고

      무궁함도 무궁하다 지옥고의 영원이여

      한번잘못 떨어지면 벗어날길 아주없다

      천당지옥 갈라질때 지척간에 갈리우니

      그아니 두려오며 이아니 삼갈소냐

       

      (중략)

       

      어화 가련하다 세속사람 가련하다

      대부모를 저버리고 본고향을 모두잃네

      영혼거둘 기한되어 죽을병에 이르러서

      질통육신 벗은후에 주대전에 나아가서

      엄심판을 받을때엔 평생죄악 드러나네

      삼사오관 죄악대로 실고각고 다받으니

      억만년을 지내도록 절치통곡 끝이없다

      우리무리 봉교인도 죄과보속 못다하면

      엄심판을 받은후에 연옥불로 들어가서

      죄과보속 다한후에 천당문에 오르거든

      하물며 세속사람 영고지옥 오죽하랴

       

      (중략)

       

      어화 벗님네야 우리고향 가사이다

      가기야 가려니와 그냥가기 어렵도다

      깁고험한 세해중에 홑몸으로 가잔말가

      멀고놉은 천당길을 빈손으로 가잔말가

      저도적곧 쳐이기면 고향가기 쉬우리라

      힘을쓰고 꾀를내여 죽기까지 싸워보세

      오주예수 표를받고 다윗성왕 본을받아

      밤낮으로 싸우다가 달없는때 만나거든

      신애긍을 홰불삼고 형애긍을 등불삼아

      형세대로 싸우다가 근력이 부족커든

      주대전에 꿇어빌어 천주신성 청병하면

      싸우기도 수월하고 이기기도 쉬우리라

      중력으로 합세하야 이도적을 물리친후

      좁은길을 가다보면 천당문이 거기로다

       

      (중략)

       

      <현대어역=김영수 호남교회사연구소 연구위원>

 

 

<해설>

 

"어화 벗님네야 우리본향 찾아가세"라는 도입부는 신앙선조들이 박해와 수난, 순교로 이어지는 봉건적 현실 속에서 천당낙원을 기리며 신앙을 지켜나갔다는 것을 함축해 보여준다. 이는 그만큼 이 도입부가 '사향가'의 특징을 아주 잘 드러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죽음을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우리네 표현은 바로 이승은 나그네 길이고 저승은 본향이 된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본향을 찾는 간절함이 '사향가'엔 절절이 배어있는 것이다.

 

하느님과 함께 하며 자유와 사랑이 넘치고 부족함이 없는 곳, 현실에서의 온갖 질곡과 박해가 해방되는 곳, 그곳이 바로 본향이며 본향을 찾는 천당노래 '사향가'는 천주가사의 백미가 될 수밖에 없다. '사향가'는 1850년께 최양업 신부가 지었다는 교회내 전승이나 교회사학자들의 주장이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 그러나 '사향가'의 저자가 누구냐하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노래가 '천주공경가'나 '십계명가'처럼 직접적인 교리해설보다는 생활 속에서 육화된, 토착화된 신앙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는 '사향가'의 이본(異本)이 20여종이나 전승될 정도로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는 데서 잘 드러난다.

 

■ 천주가사를 부를 줄 아시는 분을 찾습니다.

 

평화방송, 평화신문은 가톨릭대 출판부와 함께 잊혀져가는 천주가사를 찾습니다. 현재 교회 일각에서 전승되는 천주가사를 직접 부를 줄 아시는 분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락처 : 가톨릭대 출판부(02-740-9718)

 

<평화신문, 628호(2001년 5월 27일), 오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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