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영성 (6회) - 난생 처음 받은 상처
"치유는 과정이요, 인생은 영혼의 발달, 또는 내적 발달의 과정이다."라는 말이 있다. 치유와 영혼의 발달 또는 내적 발달의 과정에서 격정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다루는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격정은 흠이나 결함이 아니라 '상처'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앞서서 설명 한 까닭이 여기에서 다시 한번 확인된다. 치유도 영혼의 발달도 상처를 어떻게 다루며 치유하는가 하는 데로 귀결된다. 에니어그램에 따르면 각자의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만 6살이 될 때 확정이 된다고 한다. 이 때에 격정, 즉 상처가 에니어그램의 유형과 그 특징을 결정하게 되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다. 그래서 에니어그램을 발견하고 그로부터 자유와 성숙의 길을 계속하며 가고자 할 때, 격정 을 깊이 이해하고 관찰하고 거기에 담겨 있는 에너지를 의지하려면 어릴 적에 입은 상처를 깊이 통찰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또 그만한 가치가 있다. 프랑스 말에 "blessure(블레쉬르)"는 상처라는 뜻과 함께 '복'이라는 담고 있다. 지난 번에 도 말했던 것처럼 상처는 큰 복이다. 다만 상처를 어떻게 대하며 치유하고 극복하는가에 따라 다 를 뿐이다. 자연만 봐도 그렇다. 사람이 살기에 편한 자연 조건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나날이 편 하게 살면서 스스로 만족하기에 삶의 조건을 개선 내지는 향상시키려 애를 쓸 필요를 느끼지 못한 다. 그러나 어려운 조건과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것을 이겨내며 삶을 향상시키려고 보다 좋은 조건과 보다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 결과 찬란한 문명과 문화를 창출한다. 이와 같이 상처는 우리를 더 좋은 삶으로 나가도록 만드는 디딤돌이나 뜀틀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상처가 복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처를 발견하고 그것을 끌어안을 수 있으 면 그것은 곧 격정이나 강박충동을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을 주고, 그 결과는 곧 '땅 속에 묻힌 보화 를 얻는' 셈이다. 존샌포드가 말하는 바와 같이 '내 안에 있는 천국'을 발견하는 데까지 이르는 길 이 된다. 그러나 상처를 계속해서 묻어 두거나 외면하면 그렇다고 헤서 상처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 요,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상처는 겉으로 아무리 잘 싸매거나 덮거나 하여도 '아픈 발가락'으로 계속 남아있게 된다. 더욱이 영혼 한 쪽에 빈 구석처럼 남는다. 언제라도 그것이 건드려지면, 펄 쩍 뛸 만큼 아프고, 그것은 곧 격정으로 터져 나온다. 이른바 본능적으로 방어기제가 작용하며 반 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상처입은 영혼은 우리가 과거의 상처를 스스로 직면하지 못하게 자신을 대면하는 것을 두려 워하며 기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영혼은 의식적으로 또는 의도적 으로 지난 날의 상처를 잊어버리고자 한다. 그러니까 어린 시절의 상처는 더군다나 잊으려고 작정하기 때문에, 웬 만큼 집중해서는 생 각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에니어그램 9번 유형은 이 점에서 두드러지게 특징을 나타 낸다. 상처는 종종 격정으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세상이나 심지어 하나님까지도 우리의 원수인 것처 럼 생각하게 만들어서 우리가 현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없게 만드는 경우가 번번히 생긴다. 우리 의 상처는 우리의 정서나 감정 중심을 일그러뜨리기가 십상이어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과는 영 딴 판으로 반응하며 행동하게 만들기를 잘한다. 그러니까 상처를 탓할 수 잇는 것은 아니고 탓할 필요도 없고 더욱이 탓해서는 안된다. 그 것을 붙들고 씨름하거나 싸우지도 말고 숨기려 들지도 말 것이며, 그것이 마치 옳은 것인 양 합리 화 내지 정당화시키는 일은 더욱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다만 우리의 상처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 면서 이해하려고 애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자기발견의 길을 꾸준히 가면서 우리의 상처 때문에 나타나는 반작용을 관찰하고 그 와 관련된 감정이나 정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될 때, 상처가 치유되기 시작한다. 전문가와의 상담이나 영성지도가 도움이 되는데 혼자서 또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경험하게 되는 것에 공동 점이 있다. 기도가 한 가지 예가 될 수 있고,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 또한 좋은 경험이 된다. 상처가 복이 되는 것은 바로 상처입은 과정과 그 결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게 될 때 가능 하다. 우리가 어릴 적에 입은 상처를 생각하거나 기억을 더듬어 되살려 낼 때,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알 수 있다. 즉, 배신감을 느꼈을 때는 그것이 우리의 생각이나 사고 중심에 영향을 끼친다. 소외감이나 정서적 고립감은 느낌이나 감성 중심에 영향을 끼친다. 버림받았다는 느낌이나 경험은 행동 중심 에 영향을 준다. 이런 것을 처음부터 분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린 시절에 입은 상처 를 이야기하면서 되살리고 되짚어 볼 때, 그 상처에 대하 기억이 선명해지면서 그것이 오늘 나의 격정의 원인이요, 반작용이나 방어기제의 뿌리가 된 것을 확인하게 된다. 각자의 어두운 면은 상처받은 본성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처를 확인하고 나면 표피적으로 덧없는 위로를 구하려 하던 모습이 부끄러워지고 오히려 영혼의 잠재력을 살리는 것 만 이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두려움이나 거리낌없이 자신의 상처를 기억하고 겉으로 끌어내 고 서슴없이 이야기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남의 이야기하듯이 담담하게 할 수 있게 된다. 이야기는 언제라도 우리에게 힘을 준다. 치유하는 힘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난생 처음 받은 상처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만 6살이 되던 때를 중심으로 기억을 더듬어 본다. 우리의 현실을 생각하면, 초등학교에 들 어가던 때를 전후하여 경험한 것을 떠올리기 시작하게 된다. 환경이 아무리 좋고 관계가 좋고 부모 형제 같은 가족의 사랑이 아주 컸던 배경을 가지고 자 란 사람들도 어린 시절의 상처를 입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배신감이나 소외감 또는 고립감이나 버림받은 느낌 같은 것이 우 리 모두에게 상처를 입혔다. 함께 놀러 가기로 약속했던 아빠가 그 약속을 안 지키거나 못 지킬 때, 엄마가 동생하고만 재미있게 지내며 동생만 보살피면서 자신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다고 생각 하고 느낄 때, 친구를 사귀고 싶어서 다가갔는데, 철저하게 외면 당하며 버림받았다는 느낌을 받 았을 때 상처를 받는다. 상처받은 것 가운데 내내 잊혀지지 않고 두고 두고 생각나는 것도 있고 까마득하게 잊혀진 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기억의 창고에 깊숙이 쳐 박혀서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던 것도 남의 이야 기를 듣다가도 연상작용의 고리가 걸리면,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이 이야기가 풀려 나온다. 그래 서 '난생 처음 받은 상처'에 대한 이야기는 우리의 상처와 격정을 확인하고 그것을 치유받게 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
에니어그램 영성 (6회) - 난생 처음 받은 상처
2006. 11. 12. 오전 9: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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