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영성 (2)

2006. 11. 12. 오전 9: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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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 영성 (2)

옛부터 우리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들어왔다. 학교에서 이 말을 들었을 때부터, 그것이 좋은 말인 줄은 알았으나, 어떻게 해야 자신을 알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세히 가르쳐 준 일이 없다. 이는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사는 주체는 나요, 내가 이 세상에서 사는 것은 분명 하지만, 내가 나 자신을 잘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상도 세계도 잘 모르는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 다.

내가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은 극히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세계에 대해서는 더욱 더 부족하다. 그 러면서도 우리는 흔히 생각하고 말하기를,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자유와 건강"을 말한다. 그러나 내가 내 자신을 모르기 때문에 행복을 원하면서도, 실제로 불행을 자초하거나 있던 행복마저 깨거나 쫓 아 버리는 일을 곧 잘한다. 마찬가지로 자유를 원하면서도, 스스로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공포나 욕망이 나 불안 때문에 부자유해지는 경우가 다른 어떤 물리적 제약 때문에 당하는 부자유보다 더욱 심한 경우 가 많다. 이토록 우리가 원하는 선은 이루지 못하고, 바라지 않는 악이나 불행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인생 을 살면서도 우리는 대개 그대로 넘어간다. 그러면서 그런 불편이나 불행을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경향 이 많다. 아니면, 그런 것 일일이 다 생각하기가 골치 아프니까 잊어버리고 살려는 듯이 쾌락에 빠지거 나 물질적 충족감으로 대체하려고 한다.

인간의 본성을 되찾으며,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영성을 말하기 이전에라도, 인생을 기쁨과 보람 으로 조화된 상태에서 누리기를 원한다하면, 나 자신을 알고, 세계를 알아야 한다. 그러나 알기 위해서 는, 우리가 모르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의식을 깨우기 위해서는 우리가 잠을 자고 있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온전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더욱이 영성으로 말하자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야 함을 말하면서도 현재 내가 어떤 상태에 있는 가를 알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앞으로 어떤 상태를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떻게 나가야 하는 가를 모르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므로 영성의 중요성은 알지만 영성을 어떻게 형성해야 하는지 또는 어떻게 회복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아가서는 어떻게 온전함에 이르도록 성숙시켜야 하는가는 모르면서 그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에니어그램 영성을 추구하는 목표는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길이요,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것이요, 그래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섭리와 의지대로 인간의 본성을 되찾는 것이다.

성서적 관점에서 볼 때, 영성은 그리스도인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체험하고, 그 "하나님 체험"을 말 로나 행동으로 표현하고, 그 표현을 성숙시키는 삶의 길을 가리킨다. 달리 말하자면, 그리스도의 이미지 를 회복하며 살아야 할 사람으로서, 성령 안에서 변화와 성숙의 과정을 거치며 "그리스도의 완전"에 이 르기까지 온전함을 지향하는 삶을 두고 영성이란 말을 쓸 수 있다. 물론 이를 위하여는 넓은 의미에서 영성수련이 필요하며 영성지도가 큰 도움이 된다.

영성신학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자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으로 형성되어야 하듯이, 그 신자 안 에서 그리스도가 형성되어야 한다. 교회력을 따라 살 때, 그리스도 예수가 성탄절에 탄생하여 현현절에 세례와 봉헌을 거쳐 세상 가운데 나타나고, 그 이후 공생활을 하시고, 사순절에 수난을 당하시고, 십자 가에 달려 죽으셨다가 부활하시는 모든 과정이 신자의 내면에서부터 구체적인 삶에 이르기까지 재현되 며 재형성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영적 형성을 포괄적으로 표현하여 영성이란 말을 쓸 수 있다. 따라서 크리스챤의 신앙과 생활양식이 통전적으로 다듬어져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심화시키며, 하나님의 현존 안에서의 삶을 민감 하게 의식하며 성실하게 실존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포괄적으로 말해서 영성이라 한다. 그래서 그리스도 를 통전적으로 닮아가기 위한 모든 노력과 현실 속에서 이어지는 그와 같은 의식적인 노력과 자발적 고 난을 포함하여 온전함의 영성이라 한다.

우리는 이러한 온전함의 영성 또는 통전적 영성을 지향하며 에니어그램을 배우는 것이 필요한 것이 다. 에니어그램은 영성심리학의 체계로서 이해하고 배워야 한다. 영성적 차원에서 에니어그램은 인성을 깊이 이해하며, 자아를 발견하고, 자신의 인성 유형을 바르게 알고, 인격 완성에 이르는 데 도움을 준다. 에니어그램은 많은 책을 통하여 기초적 이해를 도모할 수 있기에 여기서는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느끼 지 않는다. 다만 영성을 가꾸어 나가는 데 필요한 만큼만 설명하기로 한다. 에니어그램은 헬라어 "에네아스"(enneas) 즉 아홉과 "그람"(grama) 즉 '기록'이란 말의 합성어이다. 굴지예프(Georges Ivanovich Gurdjieff)에 의하면 우주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포괄적 상징이다. 그는 "넓 게 말해서 에니어그램은 우주적 상징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지식이 에니어그램에 포함될 수 있고, 에니어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그 모든 지식이 해석될 수 있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다루는 에니어그램은 나 자신을 알고 세계를 아는 것, 즉 자기지식과 세계에 대한 지식을 얻는데 초점을 맞추어서 이해한다. 특히, 인성과 관련해서 말하자면,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아홉가지로 나눈다. 인성 유형은 오직 아홉 가지가 있을 따름이다. 누구라도 그 아홉가지 유형 가운데 하나에 해당된다.

에니어그램은 오랜 역사를 지닌 동방의 지혜로서 인간의 상황과 인성 유형을 어떤 이론이나 체계보다 도 정확히 표현해 줄 뿐 만 아니라 자아를 발견하고 인격을 완성시키는 데 더 할 수 없는 큰 도움을 준 다.

에니어그램을 두고 "자기 발견의 여행"이라든가 " 자기 발견의 지혜"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에니 어그램의 기본과정을 세 단계로 말하자면, 첫째, 자신의 강박 충동(compulsion; 협박)을 발견하고, 둘째 그 원인을 깨닫고, 셋째, 강박 충동을 극복하는 것이다.

에니어그램이 드러내 주는 핵심은 타고 난 은사나 장점을 오용 내지 남용하면 그것이 곧 단점으로, 그리고 강박 충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죄가 그렇듯이 강박충동 역시 이기적인 것이기 때문에 에니 어그램의 여로를 시작할 때, 우선 자신이 죄인임을 깨닫고 인정하려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일단 문제를 정확히 발견하면, 강박충동을 따를 것인가 안 따를 것인지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되며, 나아가서는 바른 선택으로써 자유인으로 성숙하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에니어그램을 터득하면서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바라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좌절하는가를 점 차 알게 된다. 우리의 깨달음을 방해하고, 에너지를 가로 막고, 마음속에 무엇이 공포심을 넣어주고, 무 엇이 마음을 마비시키는지, 그래서 어떻게 우리가 자동적으로 또는 기계적으로 강박충동에 의하여 반작 용을 일으키는지를 알게 된다. 따라서 에니어그램의 지혜가 성숙되면 될수록 자기발견과 자기의식이 성 숙된다. 결국 에니어그램은 자유에 관한 지혜이며 철학 일 뿐 아니라 진정한 자유와 건강한 행복을 얻 을 수 있는 통전적 영성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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