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진실이 꺼지지 않는 모닥불 처럼 타오르고 있다.
어느날이던가.. 이 모닥불이 타오르다 탁 꺼지더니 다시 희미하게 불 붙고 있었다.
서로 얽히고 설키더니 화염병이 되어 폭발하고는 마침내 미움이 사랑에 의해, 허위가 진실에 의해 교만과 허영과 낭비가 겸허한 향수와 절제에 의해 소멸되자, 그 모닥불은 다시 타오르는 것이었다.
그날 밤, 곤한 두 다리를 쭉 뻗고 벽에 반쯤 기대어 하루를 하느님께 드린 것에 대해 대견해 하며 졸고 싶었다. 이제 나의 시간인 것이다...
이것이 또 욕심이었을까? 사제관 문이 부숴지는 소리가 났다. 천 근의 다리는 마음의 천 근 때문인가?
문을 열어보니 열심한 교우 아주머니다. 푸르다 못해 붉게 부어 핏발이 선 왼쪽 눈두덩이를 가리지도 않은 채 울고 서있었다.
노름을 하는 남편을 부르러 갔더니 남자 망신을 시켰다며 골목으로 끌고 가 패더라는 것이다.
나는 노름하는 집으로 쳐들어갔다. 한창 판을 벌리고 있는 가운데에 뛰어 들어가 크게 웃었다.
그리고 이 웃음 뒤에는 무서운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말만을 남기고 나왔다.
그 남편은 조금 후에 뒤쫓아 나와 고개를 숙이고 서있을 만큼 착한 신자였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 그들 부부를 앉혀놓고 한참 설교를 해야만 했다.
그리고 날계란으로 아내의 멍든 눈을 비벼주라는 보속을 주었다.
보속을 이행하는 남편의 손길에 아내는 울고 있었다. . .
사제관으로 돌아오면서 천생연분인 부부의 정을 주신 하느님을 보고자 하늘을 보았다...
아니, 어두운 밤이지만.. 흐르는 눈물을 감당하기 어려워.. 하늘을 보았다는 것이 더 솔직한 말이 될지 모르겠다.
모닥불은 다시 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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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모 닥 불 - 이창덕 신부님
2007. 4. 21. 오전 9: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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