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된 얘기입니다.
지난 89년 10월 세계 성체 대회를 바로 앞두고
서울에서 7박 8일간의 아시아 사회 사목 연수회(AISA Ⅲ)가
있었습니다.
[도시의 가난한 이와 함께 하는 교회]라는 주제로 아시아의
여러나라와 서울교구를 비롯한 지방교구의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들이 함께 한 은총의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1단계 프로그램인 2박 3일 동안의 수도권내 철거촌 등
빈민지역 현장체험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이 연수회에는 스리랑카에서 주교님 한 분이 참여하셨는데,
그날 저녁 마침 주교님 숙소를 들르게 되었다.
그런데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
방안에 손수 빨아 널어 놓은 주교님의 팬티가 다 헤어져
구멍이 뽕뽕 나 있지 않은가!
그날 저녁 늦게 쌍방울표 런닝과 팬티를 한 벌 사다 방안에
살짝 넣어드렸다.
지금도 나는 구멍난 주교님의 팬티가 말없이 가르쳐준
아름다운 의미를 자주 되새기곤 한다.
.....
서글픈 이야기 또 하나...
그 (AISA Ⅲ)에 참가하신 분 중에
방글라데시에서 오신 신부님이 한 분 계셨다.
연수회가 끝나고 그분은 성체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우리집 부근에서
민박을 하셨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참 가슴아픈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여의도 장엄미사에 참례하기 위해 갔다가 그만
여의도 광장을 눈앞에 두고 되돌아오고 말았단다.
대회장에 들어가려니 못 들어가게 막더란다.
성직자 신분증도 소용이 없었다.
당신이 신부란 것을 어떻게 믿겠느냐는 출입 통제자의 말이었단다.
지지리도 못 사는 가난한 나라에서 온 시꺼먼 사람!
소외감에 받은 상처를 애써 감추시려는 그 신부님의 표정...
곁에 있는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했다.
혹시라도 그날...
예수님이 여의도에 오셨다가
추레한 행색때문에 입장도 못 하시고 퇴짜를 맞지는 않으셨나?
걱정되는 것은
지나친
기우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