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음 : 루가 16, 19-31
부산 평화방송 청취자 여러분 오늘은 사순 제 2 주간 목요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전해지고 있는 전통적인 전설이나 민담, 설화들 가운데는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지만 저승세계를 다녀온 사람의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이 한결같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선하게 살아야 나중에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고, 또 죽더라도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내용들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와 비슷한 저승에 관한 이야기를 복음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자기 자신만 생각했고, 호위호식하며 살았던 부자가 죽어서는 고통을 받고 있고, 가난하고 버림받았던 라자로는 죽어서 하느님의 품에 편안히 안겨있다는 이야기 말입니다. 부자의 입장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뼈저리게 후회한다' 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생각이 짧았다고, 함부로 판단했다고 후회를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는 후회와 오늘 복음에 등장한 부자가 하는 후회는 내용과 그 깊이에 있어서 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왜냐하면 잘못을 고칠 수 없는, 더 나아질 수 없는, 희망조차도 가질 수 없는 이미 죽은 자의 후회이기 때문입니다.
부자가 후회하면서 하소연하고 있는 내용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 알았더라면 애써 모은 것 잃을까봐 불안에 떨지 않았을 것이고, 빼앗길까봐 가슴 졸이며 초조해 하지 않았을 텐데….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때 알았더라면 피를 나눈 형제들에게 내 욕심 챙기지 않고 나누면서 더불어 우애 깊게 지냈을 텐데….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정말로 그때도 알고있었더라면 내 가슴이, 내 양심이 말하는 것에 귀 기울였을 텐데….
오늘 우리는 한때 부자였던 한 사람의 때늦은 후회를 들으면서 우리들이 반성해야 할 것도 너무도 많음을 알게 됩니다. '나 역시 그 부자와 다를 것이 뭐 있는가?'라고 말입니다. 부자처럼 욕심에 가득 차 있는 것도 나의 모습이고, 라자로의 이름이 말해 주듯이 하느님으로부터 항상 도움을 받고 있는 것도 우리의 모습입니다. 때문에 오늘 우리가 들은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없는 이미 죽은 사람과는 달리 아직 기회가 있고, 변화될 희망이라도 있는 사람들이기에 최소한 부자와 같은 생각만 가지지 않는다면 부자의 후회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될 때 훗날 우리도 라자로처럼 하느님의 품에 안겨 한없는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