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3.화 경칩
| 마태오 복음 23장 1-1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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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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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와 함께 있다 허찬란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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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을 신축할 때 컨테이너 생활을 하였습니다. 냉난방 없이 여름과 겨울을 보냈고, 경추성 편두통으로 하루에 두통약을 10알 가까이 복용하며 몇 개월을 보냈습니다. 하루에 잠이라고는 고작 3시간 정도 자는 게 전부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보는 광경은 제주도 전역을 도는 장애인 학교의 스쿨버스와 그 버스 안으로 자식을 밀어 넣으며 사라지는 안타까운 부모들의 고충이었습니다. 낮에는 버스 종점인 성당 근처에서 버스를 주차한 채 피곤에 절어 잠을 자는 기사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늦은 밤에는 성당 옆 운송회사를 찾는 농민들의 트럭 소리, 바닥까지 값이 떨어진 농산물을 운송하는 농민들의 한숨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세수는커녕 볼 일도 동네 공중 화장실을 써야 했으며 아침에는 신문지를 들고 줄을 서야 했던 시절이었습니다. 2만 원짜리 버너에 라면만 수두룩 쌓여 있던 컨테이너 사제관 생활, 곧 닥칠 병마도 모른 채 시름시름 아파가던 젊은 신부의 미래, 그렇게 지쳐 있던 사제에게 매일같이 들려주던 용기와 위로는 바로 이 말씀이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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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소일기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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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두 번째 주 목요일. 공소에 본당 신부님 오시는 날! “누구 차례여?” 손가락을 꼽다가 “나다!” 하면 시장을 본다, 나물을 뜯는다, 마음이 바빠진다. 경당과 마을회관을 청소하면 신부님 맞이 1단계 끝! 목요일 오전엔 회관에서부터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가 온 동네에 진동을 한다. “신부님은 동막 청국장을 참말로 좋아하신당게.” “내가 무친 미나리도 겁나게 좋아라 하셔.” 부엌이 좁다하고 모여 앉은 아낙들의 웃음소리가 구성지다. 해가 어스름 저물녘이면 동네 어귀를 서성이는 어른들의 발걸음이 초조하다. ‘신부님 오셨다아!’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리면 공소 회장님은 경당 앞 종탑의 종을 치신다. 아직 방에서 뭉그적거리는 신자들을 남김없이 불러내는 마지막 알림이다. 신자들로 꽉 찬 경당에선 미사성제 식탁의 풍성함을 말하듯 아낙들의 옷에 묻은 잔치 음식 냄새가 소곤소곤 퍼져나간다. 미사가 끝나자마자 잔치 맡은 이는 쏜살같이 회관으로 달음질친다. 밥을 고봉으로 담고 찌개를 뜨고 전을 뜨겁게 다시 부치고 생선을 뒤적거리다보면 성질 급한 남자들 몇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다. 어느새 꼬마 녀석들도 뒷방 낮은 상에 옹기종기 모인다. 그러나 밥술을 뜨는 것은 신부님의 식사 전 강복이 있어야 한다. ‘기도합시다’ 하는 소리는 모든 소란함과 일손을 일제히 멈추게 한다.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였다”는 사도행전의 말씀이 이 땅 위에서 펼쳐지는 날이다. 박정은 | 시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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