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2 다해 연중 제 6 주간 월요일.여행의 본질은 '발견'이다 - 조성호 신부님

2007. 2. 13. 오전 8:47:42

글자

다해 연중 제 6 주간 월요일.

2007. 2. 12.

토평동.

창세 4, 1-15.25.

마르 8, 11-13.

“여행의 본질은 '발견'이다. 전혀 새로운 것 앞에서 변화하는 나 자신, 그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일상에서 반복되는 익숙한 체험들 속에서는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상을 탈피한 여행, 그 과정에서 얻는 모든 자극은 우리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뿐 아니라 지적ㆍ정서적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은 바로 이런 변화들이 쌓여 만들어지는 존재인 것이다.”(「사색기행, 나는 이런 여행을 해왔다」, 다치바나 다카시)

저는 여행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이 세상의 삶이란 결국 여행이라는 것, 어느 한 곳에 정학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딘가를 향해 가는 것이고, 그 여행의 종착점은 나의 고향이며 그 고향은 하느님나라라는 것입니다. 신앙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그 여행에서 무엇인가를 쥐려 해서는 안 되며, 나만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발견. 여행을 하며 전혀 새로운 것을 발견하며, 그 새로운 것 앞에서 새로운 나로 변화하며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것, 이 얼마나 흥미로운 것입니까? 삶이 여행임을 모르고 그저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 변화하는 모든 것, 새롭게 다가오는 모든 것은 익숙함에 맞추려는 이들은 그 흥미를 모르고 맛을 모릅니다.

예수님은 익숙한 것에 안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자주 보여주셨습니다. 삶이란 여행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앉은뱅이처럼 일어설 줄을 모릅니다. 들 것을 들고 가라고 하시는 데도 그들은 갈 줄 모릅니다. 그저 시험하려고 계속해서 표징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보여주고 또 보여주어도 새로운 발견을 할 줄 모르는 이들,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겠습니까?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마르 8, 12)

기적은 불신앙을 치료할 때 사용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실상 그분의 표징은 그분과 함께 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보여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함께 여행을 하면서도, 함께 무엇인가를 보면서도, 보는 이와 보지 못하는 이가 있습니다. 누구는 보여주고 누구는 보여주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같은 길을 가고 있어도 보는 이가 있고 보지 못하는 이가 있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는 이들, 보여 주어도 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을 요구하는 이들에게 더 이상 머무르지 않습니다. 이제 그들을 “버려둔 채, 건너 편”으로 가십니다.(마르 8, 13) 물론 제자들 역시 무지 속에 있고, 바리사이들 역시 무지 속에 있지만, 제자들은 일시적이고 바리사이들은 지속적입니다. 지속적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알지 못하는 그들을 버려두시고(포기하시고-이것은 그들 스스로 포기한 것과 같다) 건너편으로 떠나시는 것입니다.

나는 이 삶을 살면서 무엇을 새롭게 발견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나의 무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나는 그분께 무엇을 요구하고 있을까요? 혹 나는 그분의 자비를 담보로 그분을 시험하고 있지는 않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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