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서방을 팝니다

2005. 6. 27. 오전 9: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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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헌 서방을 팝니다
반 백년쯤 함께 살아 단물은 빠져 덤덤 하겠지만
허우대는 아직 멀쩡합니다.
키는 6척에 조금은 미달이고
똥배라고는 할 수 없으나 허리는 상당히 굵은 편,
대학은 나왔으나 머리는 깡통입니다.
직장은 있으나 수입은 모릅니다.
아침에 겨우 일어나 출근하고 밤늦게 용케 찾아와 잠들면 그 뿐 !
잔잔한 미소 한 번, 은근한 눈길 한 번 없이
가면 가는거고 오면 오는거고
포옹이니 사랑놀이니 달착지근한 눈맞힘도 없이
바람결에 날아가버린 민들레 씨앗 된지 오래입니다.
음악이며, 미술이며, 영화며, 연극이며
두 눈 감고, 두 귀 막고, 방안의 벙어리된 지 오래입니다.
연애시절의 은근함이며
신혼초야의 뜨거움이며
생일이며, 결혼기념일이며
이제는 그저 덤덤할 뿐 !
세월 밖으로 이미 잊혀진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일 뿐 !
눈물방울 속에 아련한 무늬로 떠오르는 추억일 뿐 !
밥 먹을 때도, 차 마실 때도
포근한 눈빛 한 번 주고 받음 없이
신문이나 보고, 텔레비나 보고,
그저 덤덤하게.....
한마디의 따근따끈한 말도 없고.
매너도 없고, 분위기도 모르는지
그 흔한 맥주 한 잔 둘이서 나눌 기미도 없고.
일요일이나 공휴일의 들뜨는 나들이 계획도 없이
혼자서 외출하기 아니면 잠만 자기.
씀씀이가 헤프고 말도 잘해서
밖에서는 스타같이 인기 있지만
집에서는 반 벙어리 자린고비에다 술주정꾼!
서방도 헌 서방이니 헐값에 드립니다.
사실은 빈 가슴에 바람 불고
눈 비 내리어 서방 팝니다,
헐값에 팝니다,
주정거리듯 비틀거리며 말은 하지만
가슴에는 싸한 아픔 눈물 번지고
허무감이 온몸을 휘감고 돌아
빈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서방 팝니다.
헌 서방 팝니다며 울먹입니다.
흩어진 마음, 구멍이 송송 뚫린 듯한
빈 가슴을 추스리며.....
안으로만 빗질하며 울먹입니다.

*[중년 쉼터방]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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