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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
"미처 베풀지 못한 사랑과 열정, 피우지 못한 젊은 날의 꿈,
아쉽고 무거운 짐들일랑 모두 이 땅에 묻어놓고 평안히 떠나가기
바랍니다" 지난 19일 경기 연천 최전방 GP(감시초소)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故 김종명 대위와 김인창. 차유철.
조정웅. 박의원. 전영철. 이건욱. 이태련 병장의 합동영결식이
25일 오전 8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종합체육관에서
사단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유족 300여명과 육군 28사단 소속 장병 280명을
비롯해 윤광웅 국방부장관, 김장수 육군참모장 등 군수뇌부와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등 90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군악대가 조악(弔樂)을 연주하는 가운데 장병들이
사망자들의 유해가 든 8개의 관을 식장으로 들여오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아들을, 손자를, 오빠를 목놓아 찾았다.
"정웅아, 엄마 여기 있어. 나 좀 봐라. 정웅아…"조정웅 병장(22)의
어머니 김향순씨가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김씨는 "살라고 보냈지 죽으라고 보냈냐"며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전영철 병장(22)의 어머니 장영하씨는 잠시 정신을 잃어 가족과
친지들이 팔을 주무르고 물수건으로 얼굴을 계속 닦아냈다.
김종명 대위(26)의 어머니 배영순씨는 차마 아들의 관을
쳐다보지 못하고 흰 손수건에 얼굴을 묻었다.
영결식은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의 추도사와 김 대위의 학군41기
동기 이채준 중위, 이번 총기난사 사고 당시 희생자들과 함께
GP에서 생활했던 천원범 일병 등의 조사에 이어 헌화와 3발의
조총(弔銃) 발사, 그리고 묵념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김 총장은 "미처 피어보지도 못하고 더운 여름날 광풍에 잎을
떨구어야 하는 꽃잎처럼 이승의 삶을 마감하고 먼길을 떠나게
됐지만 여러분과 함께했던 시간들과 소중한 기억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할 것을 믿는다"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GP 총기난사 사건에서 살아남은 천원범 일병은 "작은 키에 함박
웃음이 매력적이었던 고 김인창 병장님, 마른 체형에 탁월한
기타솜씨로 병영생활의 고단함을 달래주었던 고 차유철 병장님..."
등 희생자들의 이름과 함께 평소 성품을 일일이 설명하며 흐느끼자
유족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뜨렸다.
영결식 동안 눈물을 보이지 않던 차유철 병장(22)의 아버지 차종준씨는
마지막 길을 떠나는 아들의 영정에 하얀 국화 한 송이를 놓고 영정
사진을 쓰다듬다 끝내 눈물을 쏟았다.
이건욱 병장(22)의 두 형은 막내동생의 영정에 헌화한 뒤 "잘가라"는
말을 되뇌이며 한동안 영정 앞을 뜨지 않아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조 병장의 아버지 조두하씨는 아들의 영정에 헌화한 뒤 바닥에
엎드린 채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외아들을 잃은 전 병장의 어머니 장씨는 자리에 앉아
"우리 철이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해. 어떻게 하면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라며 넋두리를 하다 곧 "나 못보내. 내가 어떻게 키운 자식은데…
"라고 울부짖어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쇼팽의 장송곡이 흐르는 가운데 희생자들의 운구 행렬은
성남시립화장장으로 향했다.
어머니들은 관을 화장장으로 옮기는 동안 아들의 관을 붙잡고 몸부림쳤다.
전 병장의 할머니는 손자의 관을 잡고 "우리 철이 안된다.
우리 철이 아직 가면 안된다"며 울부짖다 쓰러졌다.
김 대위의 어머니 배씨는 아들의 관을 뒤쫓다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배씨의 친지들은 곁에서
"소리내서 울어야 가슴이라도 풀리지…"하며 안타까워했다.
화장한 희생자 8명의 유골은 대전 국립현충원으로 옮겨져 오후
4시30분께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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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하늘나라에서 못다 이룬 꿈을 이루길 빕니다."
연천 최전방 GP 총기난사 사건으로 숨진 장병 8명의 합동영결식과
안장식이 거행된 25일, 국방부(www.mnd.go.kr)와 육군(www.army.mil.kr)
인터넷 홈 페이지에 마련된 '순직장병 사이버분향실'에는 하루 종일
추모의 글이 끊이질 않았다.
초등학생에서부터 아버지뻘 어른들, 20대 젊은이, 군인, 예비역, 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분향소를 찾아 꽃다운 나이로 생을 마감한
고인들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글을 남겼다.
29년전 연천 GOP(전방관측소)에서 1년간 근무했다는 박봉호씨는
"고요와 적막속에서 오직 북한의 움직임 만을 경계하고 감시하며 보낸
그 많은 시간들, 폭풍지뢰를 밟아 불구가 되어 제대하고 싶었을 만큼
힘들고 어려웠던 군 시절, 철책선 근무를 하지않은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고 상상도 못한다"고 애통해했다.
ID '고무신'은 "박의원 님의 환히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듯 미어져 옵니다. 부디 좋은 곳으로 가 편히 쉬길
빌겠습니다"라고 적었다.
한 중학생은 "휴, 군의 열악한 실태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희생 장병 여러분, 하늘에서는 이와 같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추모했다.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한 주부는 "한 번도 대면하지 않은
사람들이지만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매일 8명의 영정을
보고만 간다"며 "자식을 키우는 어미로서 행여 다칠까,
한끼라도 굶을까 귀하게 키우고 있건만, 제 마음이 이리 억울한데
가신 님들은 얼마나 더하겠습니까"라고 애통한 심정을 담았다.
"오늘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날이네요, 편히 쉬소서.
조국과 전 당신을 결코 잊지않겠습니다"(이윤성),
"아무도 그대들을 떠나보내지 않는다. 사랑하는 엄마, 아빠,
친구들의 눈물겨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햇살처럼 빛나는
그대들의 미소는 영원하리라"(군인엄마)라는 글도 올라왔다.
이번 사고와 같은 참극을 되풀이하지 말자며 대안을 제시하는
글도 많았다.
양지연씨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나와 주변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는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닐까요"라고 했고,
GOP사단에 근무중이라는 한 장교는 "이번 고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계기로 군의 열악한 실상을 국민이 공감하고 군 발전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적었다.
안남기씨는 "소위, 중위 정말 고생 많이 합니다. 병장들과 나이
한 두살 차이밖에 안나지만 그래도 큰형처럼 모든 걸 해결하고
이해해주려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장교들입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사회에 나갈 전역예정 장교들이 휴가도 못가고 GP에 있다면
보내주십시오"라고 말했다.(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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