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침묵은 양선함입니다.
마음이 상했지만 답변을 하지 않을 때
내 권리를 주장하지 않을 때
내 자존심에 대한 방어를 온전히 하느님께 내맡길 때
바로 침묵은 양선함입니다.
침묵은 자비입니다.
상대의 잘못을 드러내지 않을 때
지난 과거를 들추지 않고 용서할 때
판단하지 않고 마음 속 깊이 변호해 줄 때
바로 자비입니다.
침묵은 인내입니다.
불평없이 고통당할 때
인간의 위로를 찾지 않을 때
서두르지 않고 씨가 천천히 싹트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바로 침묵은 인내입니다.
침묵은 겸손입니다.
형제들이 유명해지도록 입을 다물 때
하느님의 능력의 선물이 감추어졌을 때도
내 행동이 나쁘게 평가되든 어떻든 내버려둘 때에
바로 침묵은 겸손입니다.
침묵은 믿음입니다.
하느님이 행하시도록 잠잠히 침묵할 때
주님의 존전에 있기 위해 세상 소리와 소음을 피할 때
그분이 내 사정을 아는 것만으로 충분하기에
인간의 이해나 인정함을 찾지 않을 때
바로 침묵은 신앙입니다.
침묵은 흠숭입니다.
'왜?'라고 묻지 않고 십자가를 포옹할 때
바로 침묵은 흠숭입니다.
토마스 머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