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9월18일 일요일[연중 제25주일]

2011. 9. 16. 오후 10:31:05

글자
복음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0,1-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3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4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5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6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7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9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10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11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12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13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14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15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16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오늘의 묵상
예수님의 계산법이 우리와 달라서 때때로 우리는 당황합니다. 아흔아홉 마리를 그대로 둔 채,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처럼(마태 18,12 참조), 세상 사는 이치와 전혀 다른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오늘 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포도밭에 아침부터 와서 하루 종일 일한 사람이나, 일이 거의 끝날 무렵에 와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한 데나리온씩을 받습니다. 마치 평생을 착하게 산 사람이나, 평생 강도 짓을 하다가 죽기 바로 전에 십자가에 계신 예수님을 만나 회개하고 죽은 강도가 똑같은 대접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루카 23,42 참조).

예수님의 계산법이 이렇다면, 평생 즐길 것 즐기고 제멋대로 놀다가 죽기 얼마 전에 회개하고 하늘 나라에 들어가면 어떻겠습니까? 아니면 경제적으로 어느 만큼 생활이 안정되고 시간도 여유가 있을 때, 그때부터 열심히 성당에 나가고 봉사도 하면 어떻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마음을 가진 사람일수록 끝까지 회개하지 못하고, 신앙생활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일’은 부름 받는 순간부터 주님께 “예!” 하고 응답하며 그 길을 충실하게 사는 일을 말합니다. 일찍 신앙생활을 시작했다고 억울해할 일도, 늦게 부름 받았다고 덜 억울해할 일도 아닙니다. 신앙생활을 오랫동안 했다고 자랑할 것도, 반대로 짧게 했다고 부끄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주님의 일은 얼마나 일을 많이 했느냐를 따지는 ‘양’(量)의 개념도 아니고 맡겨진 일을 얼마나 잘했느냐를 따지는 ‘질’(質)의 개념도 아닙니다. 우리 내면 깊은 곳에서 부르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응답하여 얼마나 변화된 삶을 사는지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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