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9월14일 수요일[성 십자가 현양 축일]

2011. 9. 16. 오후 10:12:07

글자

복음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3,13-17

그때에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말씀하셨다.
13 “하늘에서 내려온 이, 곧 사람의 아들 말고는 하늘로 올라간 이가 없다.
14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
15 믿는 사람은 누구나 사람의 아들 안에서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16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
17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

오늘의 묵상
뱀은 옛날부터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데, 『성경』에 등장하는 뱀은 하느님과 적대적인 존재로 죄와 죽음을 상징하는 부정적인 동물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뱀은 가장 간사하고 교활한 동물이고 하느님을 거슬러서 에덴 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한 죄로 저주를 받아 평생 배로 기어 다니며 먼지를 먹어야 하는 가련한 동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창세 3,1-15 참조).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생활을 하면서 만나와 메추라기가 싫다며 불평불만을 할 때도 불 뱀이 나타나 사람을 물어서 죽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에게 와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자 모세는 하느님 말씀대로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 위에 달아 놓습니다. 뱀에게 물린 사람들이 기둥에 매달린 구리 뱀을 쳐다보고 다시 생명을 얻었습니다. 뱀에 물려 죽어가는 사람들이 죄와 죽음의 상징인 뱀의 형상을 쳐다봄으로써 생명을 다시 얻은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도 마찬가지입니다. 보기에도 끔찍한 십자가는 죄와 죽음의 형상입니다. 그러나 그 죽음의 운명에 놓인 사람들이 십자가를 바라보며 생명을 얻고 구원됩니다.

이냐시오 영신 수련 피정을 할 때면, 자신을 돌아보며 우리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자신의 죄가 얼마나 깊고 무거운지를 살핍니다. 그리고 마치 광야에서 구리 뱀을 쳐다보듯, 십자가의 주님을 관상하며 우리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사랑을 만납니다. 십자가에 달려 우리의 죄와 죽음의 고통을 대신 품고 계신 주님의 큰 사랑을 만나 회개의 눈물을 흘립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였지요.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로마 5,20). 우리의 부끄러운 죄 너머에 주님의 은총 또한 풍성히 쏟아지고 있습니다. 단 하루도 죄짓지 않고 살 수 없는 우리지만 주님 십자가로 이렇게 숨 쉬며 살 수 있습니다. 원망의 눈물은 우리를 슬픔 속으로 더욱더 몰아넣지만 회개의 눈물은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니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회개하고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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