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9월13일 화요일[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2011. 9. 16. 오후 10:08:53

글자
복음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7,11-17

그때에
11 예수님께서 나인이라는 고을에 가셨다. 제자들과 많은 군중도 그분과 함께 갔다.
12 예수님께서 그 고을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 마침 사람들이 죽은 이를 메고 나오는데, 그는 외아들이고 그 어머니는 과부였다.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그 과부와 함께 가고 있었다.
13 주님께서는 그 과부를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그에게, “울지 마라.” 하고 이르시고는,
14 앞으로 나아가 관에 손을 대시자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15 그러자 죽은 이가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16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사로잡혀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또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오셨다.” 하고 말하였다.
17 예수님의 이 이야기가 온 유다와 그 둘레 온 지방에 퍼져 나갔다.
오늘의 묵상
외아들을 잃은 한 여인이 있습니다. 자식의 시신을 메고 가는 상여 뒤를 그 여인과 그 고을 사람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 행렬 지어 따라가고 있습니다. 남편 없이 오로지 외아들에게만 희망을 두고 모든 것을 바치며 산 여인입니다. 그런데 그런 외아들이 죽은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같이 슬퍼하며 상여 뒤를 따르는 것으로 보아 그 여인의 슬픔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자식이 먼저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요. 그래서 부모가 자식을 먼저 보내는 심정을 ‘참척(慘慽)의 고통’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소설가 박완서 씨는 오래 전, 남편을 잃은 지 석 달 만에 외아들마저 잃게 되었지요. 그는 십자가를 내동댕이치고 하느님을 원망하며 스스로 미치지 않는 게 저주스러웠다고 그때의 순간을 회고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견딜 수 없는 극도의 고통 속에서 주님을 더 깊이 만납니다. 자신의 잘남과 능력을 믿고 살다가, 운명을 한 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만나는 순간, 그 고통의 밑바닥에서 결국은 주님을 부르게 됩니다. 고(故) 박완서 씨도 그 순간에 다른 사람들에게 철저히 무관심하며 이기적으로 살아왔던 자신의 죄를 고백합니다. 그 후에 그는 신앙 산문집, 『한 말씀만 하소서』를 발표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외아들을 잃은 슬픈 ‘죽음의 행렬’이 주님을 만납니다. 주님을 만나면서 외아들은 다시 살아나고 이제 그 행렬은 기쁨으로 가득 찬 ‘생명의 행렬’로 바뀝니다. 피조물인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마주하는 슬픈 운명은 결국 주님을 만날 때에만 위로받을 수 있고 생명을 얻게 됩니다. 박완서 엘리사벳 님이 아름답게 한 생을 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죽음의 행렬’에서 예수님을 만나 ‘생명의 행렬’에 합류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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