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2007. 1. 27. 오전 1:31:34

글자

                                  겨        울       (곽  지  순)

 

 

심술궂은 동장군

 

초가집 문풍지 구멍으로

 

온기 찿아 스미고,

 

사립문 옆 강아지

 

얼어 소리 안나는 억지울음 낑낑 거리며

 

짆흙 부엌 문 틈으로 언 코 디민다.

 

 

똑딱 또다닥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정겨운 다듬이질,

 

호롱불에 비쳐 방문 밖으로

 

흥에겨워 너플 너플,

 

건너 사랑방엔

 

호호 톡톡

 

입언저리 시커먼채

 

또롱 또롱 눈망울 굴리며

 

밤알 굽는 소리,

 

 

올 농사엔

 

주름만 늘겠다고 걱정하시며

 

곰방대에 담배만 피워대시는

 

할아버지의 넋두리 말씀,

 

 

"예들아 건너와 자거라" 하시며

 

걱정스레 애들 부르시는 할머님의 목소리가

 

차가운 밤에 공기를 가르며

 

그렇게 긴 겨울밤은 깊어만 가고,

 

 

따스한 온기를 시샘하듯

 

고독한 겨울 나그네는

 

초가집 추녀밑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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