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 울 (곽 지 순)
심술궂은 동장군
초가집 문풍지 구멍으로
온기 찿아 스미고,
사립문 옆 강아지
얼어 소리 안나는 억지울음 낑낑 거리며
짆흙 부엌 문 틈으로 언 코 디민다.
똑딱 또다닥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정겨운 다듬이질,
호롱불에 비쳐 방문 밖으로
흥에겨워 너플 너플,
건너 사랑방엔
호호 톡톡
입언저리 시커먼채
또롱 또롱 눈망울 굴리며
밤알 굽는 소리,
올 농사엔
주름만 늘겠다고 걱정하시며
곰방대에 담배만 피워대시는
할아버지의 넋두리 말씀,
"예들아 건너와 자거라" 하시며
걱정스레 애들 부르시는 할머님의 목소리가
차가운 밤에 공기를 가르며
그렇게 긴 겨울밤은 깊어만 가고,
따스한 온기를 시샘하듯
고독한 겨울 나그네는
초가집 추녀밑에 머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