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적 건 강
얼마 전, 건강 종합검진 의무기간을 넘기면 벌금이 부과된다는 통지를 받고 말 그대로 의무적으로
종합검진을 받았다.
받으면서 ‘ 참, 세상이 좋아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기검진과 정밀검진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위 웰빙 시대를 살고 있는 오늘날, 우리의 우선적인 관심사는 건강이다.
이와 더불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 종합검진 프로그램이다.
반길 일이다.
그런데 반가움과 함께 좀 엉뚱한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사람들이 육체적 건강에 들이는 공의 절반이라도 영적 건강에 쏟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또 영적 건강을 진단할 프로그램이 있다면….
‘ 이 대신 잇몸’ 이라고 반갑게도 신자들이 자신의 영적 건강을 자가진단 하는 데 도움이 될 기준을
발견하였다.
우루과이의 작은 성당 벽에 써 있는 다음과 같은 기도문에서이다.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 우리”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 아버지” 하지 마라,
아들딸로서 살지 않으면서.
“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하지 마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지 마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 하면서.
“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하지 마라,
누구에겐가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다니면서.
“ 악에서 구하소서”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를 듣지 않으면서.
“ 아멘”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이 기도문에 비추어 자신의 영적 건강을 진단해 보자.
세상일에만 빠져 있지는 않은지,
자기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지는 않는지,
아들딸로 살지 못하고 있지는 않은지….
차동엽 노르베르토 신부·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