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리병 속 벼룩
그가 끊임없이 경신하는 신기록들은 실로 눈부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평소와 같이 좀더 높이 뛰기 위해 맹훈련을 하다가 덜컥 유리병 안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때마침 한 아이가 무심코 그 유리병의 뚜껑을 닫고는 선반 위에 올려놓고 가버렸다. 벼룩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리병 곁에 모여들었다.
하지만 그는 태연한 얼굴로 오히려 친구들을 위로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누굽니까?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점프력을 가진 챔피언입니다." 내려와야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지쳐갔고 유리병 곁에서 응원하던 벼룩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췄다. 마침내 혼자 남은 그는 결국 유리병 바깥세상으로 나가는 걸 포기하고 말았다. 아이는 병뚜껑을 열어 벼룩이 빠져나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챔피언은 유리병 안을 느릿느릿 기어다닐 뿐이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고... 참다못한 아이가 혀를 차며 벼룩에게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