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다섯 살이 된 매기.
자기 몸의 밑에서..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는 잔뜩 겁에 질려있었다.
<"왜 그러지, 매기?"
"아무것도 아녜요."
"난 네 말을 믿지 않아."
"이러지 마세요. 신부님 제발! 절대 말씀드릴 수가 없는 일이에요."
"매기야! 넌 신앙심이 부족하구나. 넌 내게 이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말할 수 있어.
내가 신부인 이유도 그것이야. 나는 이 땅에서 주님을 위해 임무를 대신하기 위해 선택된 자이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죄를 용서하지. 하느님과 나는 우주에서 우리 마음이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도 찾을 수가 없단다.
너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나일 뿐이다. 얘야, 무슨 일인지 얘기해 보렴.
내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난 최선을 다해 너를 도울 참이고 널 보살펴 주고 싶어."
"신부님! 난 죽을 거예요. 난 암에 걸렸단 말예요!"
랠프 신부는 순간 하마터면 마구 큰 소리로 웃어젖힐 뻔했다.
그러나 곧 그는 매기가 아무런 근거없이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은 아니고 아마도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리라고 판단했다.
"네가 그걸 어떻게 알지?"
그녀가 그 얘기를 털어놓는 데는 꽤 긴 시간이 필요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마치 고해성사를 받듯이 머리를 그녀의 입으로 가져갔다.
"시작된 지가 여섯 달이나 되었어요. 배에 굉장히 심한 통증을 느끼는데 담즙 이상은 아닌 듯하고, 그리고.. 밑에서 피가 엄청나게 흘러나와요."
고해실 안에서는 여지껏 없었던 일이어서 그는 다시 머리를 쳐들었고 그는 자신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마구 몰려드는 온갖 감정의 물결에 휩싸인 채 부끄러움으로 고개를 떨군 그녀의 머리를 내려다보았다.
그녀 못지않게 그 또한 시대의 희생물이었다.
더브린에서 길란본에 이르기까지 모든 도시에서 그가 만난 천박한 여자들은 일부러 고해실에 들어와서는 그들의 유일한 관심사가 그의 남성이었지만 그것이 그들의 힘으로는 발기가 도저히 불가능하다라는 걸 결코 인정하려 들지 않았으며 실제 있었던 것처럼 꾸며낸 얘기들을 소곤거렸다.
그들은 모든 구멍을 범하는 남자들과 여자들의 불결한 장난과 간음에 대한 얘기들을 했으며, 그들 중 상상력이 뛰어난 한두 명은 신부와의 섹스관계를 자세히 늘어놓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것은 매기에게 도움이 되지를 않았다. 그는 매기를 들어올려서 서로의 얼굴이 나란히 마주볼 수 있도록 대리석 좌대의 편편한 꼭대기에 앉혔다.
"나를 봐라 매기야."
그녀는 불안한 눈길로 그가 미소짓고 있음을 보았고 이내 무한한 만족감이 그녀의 영혼을 그득 채웠다. 만일 그녀가 죽어가고 있다면 그가 이렇듯 미소를 지을 리는 없다.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고 있었으며, 그는 그 감정을 감춘 적이 없었다.
"매기야 너는 죽는게 아니란다. 그 이유는 나로서는 네게 설명해 주기가 곤란하지만..
다만 너희 어머니가 이미 오래 전에 네게 마음의 준비를 시켜줬어야 하는건데 왜 얘기를 해주지 않았는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구나."
그는 대리석 천사를 올려보더니 쉰 소리를 내며 웃었다.
"주님! 당신이 나한테 시키는 일은 많기도 하군요!"
그러더니 그는 다시 매기를 바라보았다.
"넌 다른 모든 여자들이 치르고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야. 한 달에 한 차례씩 며칠간 넌 피를 흘릴거야.
피를 흘린다는 건 네가 성숙해졌다는 암시야. 출혈이 되는 기간 동안에는 언제나 넌 아기를 가질 수가 있지.
아담과 이브가 타락을 한 다음에 하느님은 그들의 타락은 여자의 탓이었기 때문에 남자보다도 여자에게 더 큰 벌을 내렸어. 여자가 남자를 유혹했으니까.
성경시간에 배웠던 말을 기억하고 있지! ''고통 속에서 그대는 아이를 낳으리라'' 하느님이 얘기하려는 의도는 아이를 가지는 일과 관련된 모든 것이 여자에게는 고통이라는 데에 있지.
큰 기쁨이면서 또한 큰 고통이기도 해. 그것은 네 운명이야.
그러니 그걸 받아들여야만 한단다. 알겠니, 매기야?"
그것은 매기에게서 모든 두려움과 고뇌를 순식간에 말끔히 씻어 주었다.
그는 그녀의 친구였고 그녀 안에 소중히 떠오른 태양이었다.>
매기때문에 곤란해하는 랠프신부님...^-^;
그래도 너무나 자상하게 고민을 들어주고 설명해주는 이 사람..
매기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그에게 빠져들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