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자기 인생 제대로 점검하기...

2005. 6. 7. 오전 1:02:13

글자
  우리 또래의 직장인들은 대개 이중 압박을 받기 십상이다.  회사에서는 30대의 활동성을 요구하고 동시에 50대의 연륜과 능란함을 요구한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사십대는 두 세대 몫을 치러내야만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오로지 일밖에 모르는 중년이 되기 십상이다.  그런데도 안전한지 못하다.  하루하루가 팽팽한 긴장이다.

 

  세계 1위라는 우리나라 사십대의 사망률을 보면 결코 안심되지 않는다.  일을 떠나 직장과 가정, 일과 휴식의 균형이 어느 세대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십대에 불현듯 쓰러지고 마는 사람의 숫자가 5, 60대 사망률에 버금갈 정도다.

 

  사십대는 밖으로 뛰는 것만큼 가정과 직장을 솜씨 있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못할 때 삶의 균형은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이런 현상은 단기적으로는 별 문제 없어 보이지만 결국엔 커다란 문제거리가 된다.  직장은 다시 얻을 수 있지만 가정, 배우자, 자녀는 언제든지 기다리고 있지 않개 때문이다.

 

  우리에게 일은 어느덧 삶의 중심이 되어 있지만, 왜 대한민국 사십대는 이렇게 일을 많이 할수록 풍요로운 생활과는 동떨어진 삶을 살게 되는 걸까?  한마디로 말해 일을 둘러싸고 공급이 수요보다 넘치기 때문이다.  나아가 일을 욕망과 소유를 목적으로 하는 삶의 가장 중심에 놓기 때문이다.  그런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엔 일 때문에 고귀한 가치들을 희생시키게 된다.

 

  가정, 가족애, 우정,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들은 언제나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일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런 것들을 위한 것일 텐데.  정작 목표 자체는 실종되어 버리고 만다.  그러다 보니 일을 할수록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지는 게 아니라, 조급해지고 더 각박해진다.  직장내에서 피폐한 인간 군상을 발견하게 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사희생활의 어떤 일은 건전한 생활 자체를 망치기도 한다.  디이앤패슬이란 사람은 그의 저서 <죽도록 일하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일을 하지 않고는 못 견디는 사람에게는 일이 곧 신(神)이다.

        그 무엇도 이 신을 가로막을 수 없다.

 

   이쯤 되면 일을 목적이 되고 가족과 내면생활과 세상으로부터 도피 수단이 된다.  여기에 출세라는 사이비 신을 등장시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곬으로 달려가게 된다.  출세라는 제단 위에 가족을 제물로 바치지만, 정작 자신이 얻는 것은 무너지는 자화상일 뿐이다.  어느 시대나 출세라고 하는 칼날 위에서 춤을 추다가 스스로 사라진 인간들은 부지기수도 많다.

 

  이 모두가 자신이 세상과의 조화를 맞추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앞으로 적어도 삼십 년을 더 롱런하기 위해서는 세상이 나를 쉽게 쥐고 흔들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무모한 배팅과 과다한 지출, 가계 운영의 재정 누수 등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런 것들이 나이 들어가는 나를 좌지우지하게 만들어서는 곤란하다.

 

  W실업 복인철 차장(41)이 어는 날 내게 들려준 이야기다.  직장내 승승장구하던 그는 어느 날, 갑자기 위장 통증을 느껴 병원에 가서 정밀 검사를 받게 되었다.  결과는 위암, 위장을 도려내는 수술에 요양기간까지 합쳐 6개월을 치료하고 직장에 돌아와 보니 말이 아니더라고 했다.  자신이 쓰던 책상 위치는 교묘하게 문 쪽으로 배치되어 있었고, 부서 내 파워는 이미 경쟁 관계였던 다른 부장에게로 가 있었다.  한동안은 예전의 위치로 돌아가고자 많은 애를 썼지만 그때마다 위장 부위가 쓰리더라는 것.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여기서 내가 이 사랑과 다퉈서 이긴들 뭘 얻는단 말이가.''  그 후로부터 그는 모든 것을 양보하기로 했다.

 

  "그렇게 얼마쯤 지나자 정말 하찮은 일에 내가 목숨을 걸었구나, 하고 깨닫게 되더군요.  나는 내 자신이 밀려난 게 아니라고 봐요.  남보다 좀 달리 본 거죠.  요즘 그 부장 어떻게 지내는 줄 아세요?  의욕과잉으로 벌린 일 때문에 사방팔방에서 깨지고...  안색이 아주 안 좋아졌더군요.  너무 무리한 수를 쓴 거죠."

 

  일은 세상과 소통하는 대화이기도 하다.  세상에 나아가 치열하게 부딪쳤으므로, 집으로 귀향할 때에는 온통 얼굴 가득 평화와 만족과 행복이 깃들어야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을 사는 우리 시대 대한민국 사십대들은 어떤가?  휴일날 모처럼 가족과 소풍 가서도 마음껏 웃고 애들과 하루 종일 뛰어 놀지도 못한다.  아이를 등에 업고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의 별을 보며 어린 시절 아빠의 꿈 이야기를 들려준 적은 있는가.  정작 우리는 다시없을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니지 곰곰 생각해 볼 일이다.

 

- <마흔으로 산다는 것, 전경일 지음, 다산북스>에서 -

댓글 1

  • 2005년 6월 7일 오전 11:38

    황형 얼굴 본지도 꽤 된것 같습니다. 보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