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입성 기념 행렬 (전주 덕진 성당, 주님 수난 성지 주일)예수님과 동행하는 마음
지난주일 우리는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과 그분의 수난을 기념하였습니다.
그날 전례 안에서 두 개의 복음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나는 이스라엘의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을 환영하고 환호하는 말씀이었고,
또 하나는 예수님의 수난기로써 많은 군중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죽음의 길을 가는 부분을 들었습니다.
환호하는 군중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군중은
어쩌면 같은 군중이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자기들이 원하는 것들에
어떤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와서 보여주었던
모습들이 자기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예수님을 저버리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 대한 이런 군중의 모습,
환영하고 받아들였다가도 다시 그분을 내치는 그런 모습이
우리 신앙인들 안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필요하고 원할 때는 그분을 간절히 찾지만
또 그렇지 못할 때는 그분을 멀리하고 복음에 나오는 베드로처럼
부인하기도 하는 모습이 또 우리의 모습은 아닌가 생각됩니다.
복음 말씀에서 흐르는 분위기는 예수님의 모습이 참 힘들고 외로워 보였습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 누구도 예수님 편에 서는 사람이 없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유다도 예수님을 팔아넘기고, 베드로도 맹세까지 하면서 그분을 모른다고 부인하여
배반하고, 다른 열 제자들도 예수님이 잡혔을 때 모두 달아나는 그런 모습들,
그리고 환호하던 군중들마저도 십자가형에 처하라는 소리를 지르는 모습으로
그분에게 다가옵니다. 그분 주변에 함께 했던 모든 사람들이 떠나고 예수님은
굉장히 외로운 모습으로 당신의 십자가의 길을 그렇게 걸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성주간을 맞이하면서 힘들고 외롭게 걸어가시는 그분과 같이 동행하는 마음으로
성 삼일을 보냈으면 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내 마음이 너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니 너희는 여기에 남아서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고 말씀하시는데
이 말씀을 마음에 담고,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주님과 함께 깨어 기도하는
시간으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때보다 좀 더 기도하고, 좀 더 희생하고, 좀 더 선행하면서 성 주간을
보낸다면 우리가 힘들고 외롭게 걸어가시는 그분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
주지 않을까요? 아무쪼록 우리가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그분을 배반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 속에 함께 하지 마시고, 그분의 길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보탬이 되어주는 삶으로 성주간을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솔내 청소년 수련관장
고봉호 (베드로)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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