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항 - 인류의 심각한 의문

2005. 9. 1. 오전 11: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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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심각한 의문

-사목헌장 10항-


사람은 누구나 심각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죽음과 고통, 특히 의인들의 고통에 대한 의문은 늘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현실의 모순에 대해 고뇌합니다. 개인, 가정, 교육, 경제, 정, 사회, 문화, 예술, 교회 등 그 어느 분야에든지 나름대로의 모순과 불균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법 또는 전통의 이름을 제도화되고 모든 성의 주체요 목적인 인간이 오히려 그 제도에 종속되어 주객이 전도된 모순을 체험하곤 합니다. 세상의 모순과 불균형은 아마 사람의 수만큼 다양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욱더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지고 보면 결국 예수님께서도 이 세상의 모순, 권력의 남용, 유다 종교의 제도화 때문에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까?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 대한 철저한 믿음을 설파하면서 율법을 능가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의 새로운 삶을 로마서에서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자신의 한계를 겸허하게 고백했습니다. 율법은 그 자체로 거룩하고 영적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는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손 치더라도 사람이 만일 율법에 종속되고 율법의 노예가 된다면 그것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이것을 바오로는 인간의 육체와 영의 관계에서 비교하며 설명합니다. 육체적인 삶이 하느님의 은혜이며 선물이지만, 육체를 따라 산다면 그것은 결국 죄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은 모금지기 성령을 따라,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양심에 따라 본능을 극복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바오로 자신도 “나는 내가 하는 일은 도무지 알 수 없습니다. 내가 해야 하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하지 않고 도리어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로마 7,15)라고 고백했습니다. 말하자면 세상의 모순과 불균형의 뿌리는 바로 우리 자신의 내면적 분열, 곧 죄에 있다는 것입니다. 사목헌장 10항은 바로 이 점을 직시하면서 죄의 뿌리인 인간의 이기심, 욕심 등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불화와 분열의 원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굶주린 이들에게 이러한 숙고는 무슨 뜻이 있습니까? 결국 이것은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때문에 현실을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노라면 더욱 깊은 의문에만 빠지게 됩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의문을 던져야 합니다.

 

계속된 의문과 항변에 대해 윌 그리스도인들은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에서 그 해답을 찾고 인생의 의미를 확인합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을 여기서 사용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께서는 현실의 모순과 불균형 앞에서 당신 자신이 가장 큰 첫 희생자이심을 십자가상의 죽음을 통해 장엄하게 보여 주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며 사람의 아들인 예수의 죽음은 가장 큰 모순입니다. 그런데 그 모순을 통해 모순이 깨지고 불균형이 사라지는 새 하늘, 새 땅의 미래를 제시하신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십자가의 역설이라고 부릅니다. “당신은 정말 살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당신은 죽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십자가의 교훈입니다.

 

우리는 교리를 통해 예수님은 나의 죄,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또한 그 죄의 결과인 제도의 모순, 제도화된 유다인의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신 것입니다. 종교가 경직화되면 결국 하느님을 믿는다는 경건한 사람들이 하느님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아들을 죽이게 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예수님의 죽음이 보여 준 것이 아닙니까? 유다인들을 꾸짖은 성서의 말씀은 오늘날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일차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꾸짖음의 말씀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금년 사순절에 십자가는 더욱 큰 의미를 줍니다.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 존재의 근거인지를 되물으며 소박하고 진실한 믿음을 고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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